“이용자 자꾸 떠나”… 묶음·맞춤배달로 값 낮추는 업체들
배달의민족(배민)은 지난 19일부터 대구, 인천, 경기 일부 지역에서 비슷한 동선에 있는 주문 여러 건을 묶어 배달하는 ‘묶음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기존 배민 서비스인 일반 배달도 주문 여러 건을 모아 배달했지만 배달 대행업체 기사들이 배달을 담당했다. 새로 나온 묶음 배달 서비스는 배민이 직접 고용한 기사들이 배달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배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실시간 이동 경로와 예상 도착 시간을 볼 수 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단건 배달인 ‘배민1′보다 배달비는 줄이면서 기존 일반 배달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라며 “배민이 배달 중개뿐만 아니라 배달까지 담당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배민은 순차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거리 두기 해제와 고물가 때문에 줄어드는 배달 수요를 잡으려고 배달업체들이 새로운 서비스 경쟁에 나섰다. 1~3위 배달업체인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모두 최근 배달료를 낮출 수 있는 묶음 배달과 배달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묶음 배달부터 구독 서비스까지
요기요도 최근 배민처럼 이용자 선택지를 늘렸다. 지난 17일부터 서울과 인천 일부 지역에서 ‘맞춤 배달’ 기능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기존엔 입점 식당이 요기요가 단건 배달을 해주는 ‘익스프레스’ 와 배달 대행사나 가게가 직접 묶음 배달을 해주는 ‘가게 배달’ 가운데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다. 맞춤 배달을 도입하면서 입점 식당들이 익스프레스 배달과 가게 배달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용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높은 배달비를 내더라도 음식을 빠르게 배달받고 싶으면 익스프레스를,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배달비를 낮추려면 가게 배달을 선택하면 된다.
배달업체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하는 것은 거리 두기 해제가 끝나면서 배달 앱을 떠나려는 이용자들을 붙잡으려는 목적이다. 지난해까지는 배달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힘입어 배달업체의 매출이 전년보다 늘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문제는 올 들어 이용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코로나 특수가 사라진 데다 고물가로 밥값이 오르자 이용자들이 배달을 멀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898만명으로, 지난해 3월보다 18% 줄었다.
◇좋은 시절 갔다, 할인 경쟁 들어가나
이용자 사수와 점유율 경쟁에 나선 배달업체들은 구독을 통한 배달비 할인 혜택도 내놓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10일부터 쿠팡의 구독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에게 쿠팡이츠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쿠팡과 할인 제휴를 맺은 매장에서 횟수 제한 없이 5~1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현재는 할인 매장이 서울 일부 지역에 한정되지만, 앞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요기요는 서울, 경기, 인천, 대전 일부 지역에서 ‘요기패스X’라는 무료 배달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달 구독료 9900원을 내면 ‘X’ 배지가 붙은 가게에서 2만원 이상 주문할 때 배달비를 내지 않는다.
이용자를 타사에 뺏기지 않으려는 배달업체들은 할인 ‘맞대응’ 전략까지 펼치고 있다. 쿠팡이츠가 와우 멤버십 가입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자, 배민은 쿠팡이츠가 이 혜택을 시범 운영하는 지역에서 3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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