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안녕히 다녀오세요
최근 아내가 여섯 살 된 딸에게 엄하게 교육시키는 것이 있다. 아빠가 출퇴근할 때 문 앞에 와서 “안녕히 다녀오세요”, “안녕히 다녀오셨어요”라고 하는 인사다. 딸바보인 아빠에게 매일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해주니 마냥 고마울 따름이다. 그런데 매일 주고받는 이 가벼운 인사가 가볍게만 들리지 않는, 그런 날이 있다.
5월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올해는 근로자의 날이 시행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근로자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연대의식을 높이고자 제정된 근로자의 날. 이러한 근로자의 날이 제정된 지 반 백년의 세월이 흘렀다. 2023년 대한민국 노동자들의 근로 여건은 어느 수준에 와 있을까.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전국에서 매일 5명의 근로자들이 사망한다. 그리고 5명 중 1명은 경기도 근로자들이다.
경기도 사망 근로자 수는 2020년 418명에서 2021년 482명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500명의 사망 근로자가 발생해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사망 근로자 500명을 기록했다.
근로자 수가 많으니 사망 근로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일까. 경기도와 근로자 수가 비슷한 서울(지난해 사망 근로자 273명)과 비교해 보면 경기도 사망 근로자 수가 2배가량 많다. 애초에 사람이 많이 있으니 많이 사망하는 것이라는 전제가 잘못됐다. 많은 근로자가 일을 해도 모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어야 맞는 것 아닌가.
31개 시·군으로 구성된 경기도는 지역마다 산업의 특성이 다르고 근로자의 근무 형태도 다양하다. 그 결과 산업재해의 유형도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 맞는 맞춤형 산업안전 대책은 수립돼 있을까.
근로자의 날이 50주년을 맞는다. 세상의 모든 근로자가 “안녕히 다녀오셨어요”라는 인사를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길 소망해 본다.
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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