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First In, Last Out

경기일보 2023. 4. 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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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섭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장

소방학교 훈련탑 기둥에 ‘First in, last out’이라고 쓰여 있다. 직역하면 ‘먼저 들어가서 나중에 나온다’라는 뜻이다. 화재나 재난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들어가서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는 소방공무원의 숭고한 정신을 의미한다.

지난 3월6일 김제소방서 소방공무원이 화재 진압 중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할아버지가 집 안에 있다는 말을 듣고 불길에 휩싸인 집으로 들어갔다가 끝내 가족과 동료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임용된 지 10개월 만에 삶을 마감한 소방공무원의 가족과 동료들은 큰 슬픔에 빠졌다.

2022년 소방청 통계연보를 살펴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10년간 순직 소방공무원은 모두 44명으로 1년마다 4명 이상의 소방공무원이 목숨을 잃고 있다. 같은 기간 현장 활동 중 부상을 입은 소방공무원도 모두 6천155명이나 된다. 각종 사고 현장에서 위급 상황에 대처하며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위험한 환경에서 근무하기 때문이다.

소방공무원은 화재의 예방·경계·진압, 위급한 상황에서의 구조·구급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대민 활동 등 소방 서비스의 범위가 넓어졌고 현장활동 수행 중 건물 붕괴, 추락, 낙하하는 물체와의 충돌, 열, 소음 등의 물리적인 위험뿐만 아니라 유독가스, 연기 등 화학적 위험 등으로 매년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관련 대책을 내놓지만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져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소방공무원 현장 소방활동 안전관리에 관한 규정’ 등 다양한 제도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소방공무원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현장 인력을 충분히 보강하고, 노후 장비 교체와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고성능 보호장비 개발 및 보급 방안 마련, 실제 위험 상황에서 본인의 안전을 지키는 반복 숙달된 훈련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보다 시민의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소방공무원들의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전 세계 소방관들의 복무 신조처럼 쓰이고 있는 ‘소방관의 기도’라는 시의 일부분을 인용해본다.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뜨거운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게 하소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매일 사건 사고 속으로 출동하는 소방공무원들을 지키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며 그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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