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포수상버스 구상, 뱃놀이 대책인가

경기일보 2023. 4. 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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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순발력이 행정의 본질을 망칠 때가 있다.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그걸 새삼 본다. 여성 승객 두 명이 쓰러진 게 11일이다. 혼잡으로 인한 질식이었다. 김포시가 수륙양용버스를 제안했고 서울시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4일인데 곧 문제점이 제기됐다. 빨라야 시속 18㎞를 넘지 못한다. 대당 가격이 20억원에 달한다. 운임이 2만원 이상에 달할 수 있다. 그러자 서울시가 4일 만에 입장을 바꿨다. 물에서만 운항하는 리버버스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런저런 보완책을 함께 밝혔다. 우선 김포시 행주대교 남단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까지 30㎞ 구간에 선착장 10곳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구간 내 한강 전체를 리버버스 운항권으로 만드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접근성을 높이려는 방안으로 보인다. 속도를 시속 50㎞까지 높일 수 있고, 1회 수송 인원도 200명 안팎이 될 수 있다며 리버버스의 장점도 설명했다. 신속한 대안 마련의 의지는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현실성 검토는 이보다 중요한 문제다. 문제점은 여전하다.

기본적으로 육상교통과 수상교통의 연결이다. 아무리 촘촘해도 접근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선착장에 이르는 환승에 추가 교통수단 이용이나 도보가 불가피하다. 도시민들의 출퇴근 시간은 촌각을 다툰다. 버스 한 번 더 타고, 10~20분 더 걷는 수단은 대안으로 가치가 없다. 이창무 박사(한양대 도시공학과)도 “시민들은 퇴근하다 장을 보는 경우도 많다. (개인의) 여러 활동이 하나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져야 비로소 대중교통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건 김포시민들인데, 들고 일어났다.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는 한강신도시 주민들의 모임인 한강신도시연합회가 있다. 인터넷 소통 공간에는 ‘한심한 발상이다’ ‘30분 이상 소요될 텐데’ 등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여론이 이러니 김포지역 정치권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김포시의회 정영혜 의원은 “김포시민을 위한 대책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비난했다. 지역 도의원들도 공동 입장문에서 ‘안정성도 검증되지 않고 현실성도 없는 대책’이라고 힐난했다.

국내에는 충남 부여 백마강에 수상교통(수륙양용버스)가 운영된다. 이번 대책과 관련해 일부 언론이 현장을 점검했다. “여러분, 수상 관람 즐겁게 하세요. 입수합니다.” 점검 결과는 ‘여흥용 탈 것’이었다. 출퇴근용으로 어림도 없음이 다각도로 증명됐다. 30, 40년 전, 한강에 보트식 수상택시가 등장했었다. 혁명적 대체 교통수단이 될 거라고 했다. 하지만 실패했고 사라졌다. 접근성, 경제성의 한계다. 그 문제 그대로인 수단을 더구나 대중교통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우리는 논평한다. 이번 발상은 옳지 않다. 항구적인 대안은 더구나 될 수 없다. 뱃놀이 대책이 아니라 출퇴근 대책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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