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미래] 진격의 식물 기반 식품

권은중|음식 칼럼니스트 2023. 4. 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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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추럴 프로덕츠 엑스포(Natural Products Expo West 2023)가 지난달 7일부터 11일까지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렸다. 유기농, 자연식품, 건강 업계 엑스포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인 이 박람회는 1981년부터 열려 올해 41번째다. 이번 엑스포는 전년보다 371개 늘어난 3171개 업체가 참석했다. 등록 관객도 1만여명 증가한 6만7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엑스포에 가장 많이 등록한 업체는 비건(25%), 식물기반 식품(10.5%), 유기농(8.4%), 글루텐프리(7.5%) 순이었다.

권은중 음식 칼럼니스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누머레이터는 박람회 특징의 하나로 식물성 단백질의 혁신을 꼽았다. 기존 식물기반 제품이 가진 최대 단점인 동물성 단백질에 견줘 복합적인 맛이 떨어지는 것을 일정 부분 해소했다고 진단했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미티스(Meati’s)사의 버섯 균사체로 만든 스테이크다. 이 스테이크는 95%의 버섯 균사체로 구성돼 있다. 뛰어난 식감으로 미국 전역에서 햄버거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 한국계 미국 셰프인 데이비드 장을 비롯한 미슐랭 레스토랑의 유명 셰프들과 협업 중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도 자료를 통해, 엑스포의 첫번째 트렌드를 식물기반 식품시장의 고도화로 꼽았다. 코트라는 식물기반 식품시장이 단순 ‘트렌드’를 넘어 점차 고도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이제 하나의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트라가 주목한 기업은 캐나다 기업인 ‘컨셔스(Konscious)’였다. 이 회사는 식물기반 오니기리, 롤 같은 식물기반 냉동식품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전자레인지로 손쉽게 데워 먹을 수 있다. 코트라는 제품에 들어있는 100% 식물기반 대체 참치와 연어가 실제와 맛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 제품은 엑스포에서 ‘베스트 뉴 프로즌 프로덕트’상을 받았다.

이런 제품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탓에 최근 성장세가 주춤한 대체육이나 대체유제품 사업이 재성장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설립돼 친환경 대체육의 대표적 기업인 비욘드미트는 지난해 300%가 넘는 분기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주가가 폭락했다. 비욘드미트도 지난해 직원 20%를 감원했다.

그렇지만 PBFA(Plant Based Foods Association)는 최신 보고서에서 극심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미국 식물기반 식품시장은 6.6% 성장했으며 시장 규모가 80억달러(약 10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글로벌 소비자 조사기업인 닐슨아이큐(NIQ)는 엑스포 관련 자료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의 95%가 최악의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응답한 데다, 미래 세대인 Z세대(1995~2010년생)의 가장 큰 관심사가 이번 엑스포 참여 기업이 선도하고 있는 이슈인 동물복지, 기후위기 등이어서 관련 산업과 기업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많은 시장 조사기관이 향후 식물기반 식품산업이 매년 10% 이상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권은중|음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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