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제3지대 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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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4월 11일 15대 총선 당일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마포 당사 지하 1층 강당에 차려진 선거 개표 상황실.
제3지대 신당은 대선이나 총선 등 대형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늘 주목받아왔다.
22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다시 제3신당 창당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두 당이 환골탈태하지 않는다면 15대, 20대 총선처럼 제3신당 돌풍이 거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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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신당은 대선이나 총선 등 대형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늘 주목받아왔다. 대표적인 경우가 15대 총선의 자민련과 2016년 20대 총선에서의 국민의당이다.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은 창당 3개월 만에 38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호남에서만 23석을 얻었고,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근소하게 앞섰다. 3김 시대 이후 20년 만에 제3신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것이다. 안 의원도 20대 총선에서의 선전을 자신의 가장 큰 정치적 성취로 꼽는다.
22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다시 제3신당 창당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신당 추진 입장을 밝힌 것. 금 전 의원은 수도권 30석을 목표로 제시했다. 제3지대론이 다시 등장한 것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싫다는 유권자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무당층 비율은 29%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 36%, 국민의힘 지지율 31%에 버금가는 수치다. 거대 양당의 한심한 행태에 국민의 피로와 염증이 쌓일 대로 쌓였다는 말이다.
양당 구도가 고착된 한국 정치 지형에서 제3신당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다. 자민련과 국민의당도 얼마 지나지 않아 소멸하거나 기존 정당에 흡수됐다. 그러나 제3신당 출현은 기성 정당에 대한 경고장이라고 봐야 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왜 무당층이 늘어나고 제3신당 추진 움직임이 주목받는지 경각심을 갖고 되돌아봐야 한다. 두 당이 환골탈태하지 않는다면 15대, 20대 총선처럼 제3신당 돌풍이 거셀 것이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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