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이번엔 통과한다!

이달 들어 동물권을 신장할 의미 있는 입법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여야가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규정하는 민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어 14일에는 태영호 의원 등이 개, 고양이 식용 사용 및 판매 금지, 기존 업자에 대한 폐업 및 업종전환 지원 등을 규정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먼저 민법이 개정되면 동물을 ‘물건’과 다름없이 바라본 법적, 현실적 문제들이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 동물은 누군가의 소유물을 넘어 생명체로서 별도의 법적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 같은 변화가 당장 동물에게 ‘법적인’ 권리를 부여해주진 않지만,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고 그 침해행위를 예방, 엄벌할 당위성을 높인다. 동물이 피해를 입는다면 보호자는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재산적 손해배상, 그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도 받을 수 있다.

또 개, 고양이 식용 및 거래가 법으로 금지된다면, 수많은 생명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비윤리적으로 사육, 학대당하고 불법적으로 도살되는 현실을 바꿀 수 있다. 같이 생활하고 교감을 나누는 동물이 누군가에게 잡아 먹히기도 하는 현실을 목격함으로써 사람들이 얻는 정신적 고통, 개 식용 문제를 둘러싸고 끝없이 야기되는 사회 갈등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최근 잇따른 입법 시도가 무척 반가우면서도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이때껏 나온 훌륭한 개정안들이 끝내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사례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 고양이 식용 거래를 금지하면서 폐업, 업종전환 지원에 대한 내용이 담긴 동물보호법 개정안(한정애 의원안)은 2020년 12월 일찌감치 발의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계류되어 있다. 많은 이들이 염원하는 위와 같은 변화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다. 나 역시 간절히 외쳐본다. 이번엔 반드시 통과한다!

박주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