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IFRS17 첫 성적표 공개 임박…순위 지각변동 일어날까

이선영 2023. 4.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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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오는 27일 새 회계기준 따른 1분기 영업실적 공개 예정
상위 보험사 지각변동 관심…순위 변동 없을 것이란 시각도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금융 지주계열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KB라이프생명·하나생명과 손해보험사 KB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 등의 실적이 공개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한 첫 성적표인 1분기 보험사 실적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시장구도에 변화가 보일지 관심이 모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업별·업권별 순위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상위 보험사들의 순위 변동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3개 금융지주는 1분기 영업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금융 지주계열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KB라이프생명·하나생명과 손해보험사 KB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 등의 실적이 공개된다. 이는 IFRS17을 적용한 이후 나오는 첫 보험 영업 성적표다.

일각에서는 올해 1분기 보험사의 이익이 기대보다 양호한 실적을 시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신계약 판매가 크게 증가하며 계약서비스마진(CSM) 상각 기여도가 증가하고,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IFRS9) 도입으로 확대된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계정의 금융상품에서 금리하락, 주식시장 반등 등의 영향으로 우수한 투자손익이 실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IFRS17 도입에 따라 증가한 순자산과 이익을 감안하면 보험사의 가치평가 멀티플은 낮아졌다"면서 "장기선도금리 조정에 따른 순자산 민감도를 바탕으로 일부 조정이 필요하지만 변화된 상당 부분의 효과는 가치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추후 자본정책이 구체화할 경우 유럽보험사의 Peer 가치평가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자산은 시가로 부채는 원가로 평가해 이익을 계산하고, 이를 실적으로 공개해 왔으나 새 회계기준에서는 부채도 시가로 평가한다.

이에 미래예상이익을 계약시점에 부채로 인식하고 보험계약 기간 동안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하는 CSM이 주목받고 있다. 당기순이익 전망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얼마만큼의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기에 예정된 미실현 이익을 추정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1분기 보험사의 이익이 기대보다 양호한 실적을 시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pixabay

올해부터 실적 기준이 바뀌는 만큼 보험사들은 비교 재무제표를 위한 데이터를 지난 2021년 초부터 산출해 왔다. 향후 비교공시를 위한 참고용 수치로 IFRS17을 시범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이같은 기준에서 지난해 보험사들의 CSM을 보면 생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10조3744억 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한화생명 9조5586억 원, 신한라이프 6조7468억 원, 교보생명 4조5909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손보사에서는 삼성화재가 12조2100억 원, DB손해보험 11조2564억 원, 메리츠화재 10조7294억 원, 현대해상 8조8927억 원, KB손보가 7조8743억 원으로 나타났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CSM에 따라 1분기 실적이 산출된다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3대 생보사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의 3대 손보사 중심의 견고했던 업계 상위사 구조가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보험사에서는 CSM에 따른 줄 세우기는 무의미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CSM을 도출하는 가정이 회사마다 달라 비교 지표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자본에 초점을 맞춘 회사도 있고 CSM에 초점을 맞춘 회사도 있는 상황"이라며 "회계 기준이 변경됐지만 보험사의 실제 가치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는 탄탄한 수익 구조를 가진 대형 보험사의 경우 순위 지각변동이 크지는 않을 것이며 중소형 보험사가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 보험사의 경우 오랜 기간 큰 수익을 얻고 있기 때문에 큰 변동이 없을 수 있지만 중소형 보험사는 부채를 시가 평가했을 경우 변동성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채 평가 시점에 세웠던 가정대로 예상 사업비나 예상 보험금이 실제 발생비용과 같아진다면 문제가 없는데 평가 시점에 세운 과정이 달라질 경우에는 순이익에 대한 변동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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