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빌라왕’ 수상한 명의 변경…아들도 잠적

정민규 2023. 4. 2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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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90여 채를 가진 부부가 잠적했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부부는 잠적 전 수상한 일을 벌였는데요.

엄마와 아들이 공동명의로 갖고 있던 집을 엄마의 단독 명의로 바꿨는데 아들도 행방을 감췄습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집주인 부부가 잠적한 부산의 한 빌라입니다.

70대 정 모 씨와 60대 박 모 씨 부부는 이곳을 포함한 건물 4개에 빌라와 오피스텔 90여 채를 갖고 있습니다.

세입자들은 이들 부부가 건물을 살 때 집을 담보로 40여억 원의 은행 대출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선 순위 근저당도 설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엄마 박 씨와 30대 아들 정 모 씨가 공동 소유하고 있던 집을 박 씨 앞으로 증여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런 집이 20여 채에 이릅니다.

아들이 어머니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조민주/변호사 : "공동명의 지분을 (엄마에게) 증여하면 증여자(아들)는 임대인으로서의 책임이 제외될 수 있어 증여하는 사람(아들)과 증여받는 사람(어머니)의 관계를 볼 때 이례적으로 보입니다."]

아들 정 씨는 아버지 명의의 또 다른 건물에서 사업체를 운영해왔지만 폐업 신고도 하지 않은 채 모습을 감췄습니다.

[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잠시 쉰다고 하셔서 저희도 그냥 그렇게만 연락 받았어요. 연락이 안 된 지 한두 달 돼 가지고..."]

세입자들은 이들 가족이 잠적하기에 앞서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민서/세입자 : "'이 사람들 작정했구나'라고 생각이 딱 들었어요. 이 사건을 터트려서 엄마 혼자서 감당을 하고, 아들은 빼 준 거로밖에 생각이 안 들어요."]

세입자들의 전세 보증금은 수 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여 원까지, 확인된 것만 50억 원이 넘습니다.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 반환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소연/자료조사:강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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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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