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집트는 수단 정부군에, 리비아는 반군에 군사적 지원”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에 주변국이 각각 군사 지원에 나서며 군부 간 유혈충돌이 확대되리란 우려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단과 국경을 맞댄 리비아와 이집트가 각각 RSF와 정부군에 군사적 지원을 했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리비아 동부를 통제하는 칼리파 하프타르 장군은 수단의 RSF를 위해 군수품을 실은 비행기 최소 1대를 보냈다고 밝혔다. 하프타르 장군과 RSF는 이전에도 규합한 전례가 있다. 리비아 내전 당시 RSF는 하프타르에게 병력 1000명을 지원했다. 하프타르 장군과 RSF 수장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은 그동안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왔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은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와그너그룹과도 밀접하다.
반대로 이집트는 수단 정부군에 전투기와 조종사를 보냈다고 했다. 이집트는 수단에서 양측의 무력충돌이 벌어지기 직전 전투기를 보냈으며, 발발 이후엔 추가로 조종사를 보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집트 전투기 중 1대는 지난 17일 RSF의 탄약 창고를 공습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집트는 수단 정부군을 이끄는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역시 군부 출신으로, 이집트가 그동안 수단의 민주화를 경계해왔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또한 나일강을 둘러싸고 에티오피아와 대립하고 있는 이집트로서는 수단과의 연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홍해를 둘러싼 전략적 위치, 나일강에 대한 접근성, 막대한 금 매장량 때문에 수단은 오래도록 외세에 시달렸다. 이번 사태에 이집트와 리비아가 나선 것을 두고 “외부 세력의 개입은 분쟁을 키우고 휴전 노력을 약화시킬 위험을 높인다”고 WSJ는 전했다. 외세 개입으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이 빛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양측에 제재를 검토하며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앞서 수단에서는 3시간, 24시간짜리 인도주의적 휴전이 두 차례 선언됐지만 교전이 이어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15일 수도 하르툼과 위성도시 옴두르만에서 시작된 충돌은 서부 다르푸르와 동부 국경지대 등 전역으로 확산했다.
하르툼을 비롯한 지역에서 주민들이 교전을 피해 음식을 구하러 다니고, 수천명이 피란 행렬에 올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중무장한 군대가 인구밀도가 높은 주거 지역에서 전투를 벌인 탓에 민간의 삶은 정지됐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하르툼 주민 아바스(65)는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중에는 누구도 감히 나갈 생각을 하지 못한다. 동네 거리가 텅 비었다”고 AP에 전했다. 그는 “우리의 삶, 시민들의 삶에 대한 존중이 없다. 거리에 버려진 시신을 묻어주려고 해도 나갈 수가 없다.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수단 보건당국 자료 기준으로 사망자는 최소 270명, 부상자는 26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병원이 문을 닫고 시신이 길에 방치되는 등 정확한 집계가 어려워 실제 민간인 인명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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