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숨 넘어간다” 걱정하는데··· 3번에서도 맹타 김민성, LG 단독 선두
프로 17년차 베테랑, 김민성(35·LG)의 활약이 놀랍다. 부상으로 이탈한 오지환의 유격수 수비 공백을 흔들림 없이 막아내더니 타격에서도 타순을 가리지 않고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른다. 김민성은 선발 3번타자로 나선 20일 잠실 NC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9-4 팀 승리를 이끌었다. KBO 통산 50번째로 1600 경기 출장 기록도 세웠다.
김민성은 1회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때렸다. 홍창기가 볼넷을 고르고, 문성주가 우전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 찬스에서 NC 선발 송명기의 6구 슬라이더를 밀어쳐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3회에는 2구 직구를 잡아당겨 3유간을 꿰뚫었고, 박동원의 희생플라이에 홈까지 밟았다.
김민성은 오지환이 지난 7일 삼성전 이후 꾸준히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왔다. 2010년 넥센(현 키움) 이적 이후 3루수로 정착하면서 유격수 수비를 거의 소화하지 않았던 탓에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기우였다.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325를 기록할 만큼 맹타를 휘둘렀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지금 민성이는 숨 넘어가기 직전일 것”이라고 걱정했다. 35세 노장으로 계속된 선발 유격수 출장에 체력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염 감독은 이날 허리 통증으로 선발 제외된 김현수 대신 김민성을 3번으로 전진 배치하면서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김민성의 3번 타자 선발 출장은 2020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난 2시즌 동안은 1차례도 없었다.
김민성은 경기 후 “(김)현수 형이 오늘 좀 안 좋아서 갑작스럽게 바뀌긴 했는데, 부담감은 없었다”면서 “그냥 3번째로 나가서 평소대로 똑같이 치자는 생각으로 쳤다”고 말했다. 1600경기 출전 기록에 대해서는 “1700경기, 1800경기도 기록하고 남은 (현역) 기간을 LG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체력 부담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힘들다. 힘들긴 한데,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힘들다고 안하면 안된다”면서 “그래도 오늘 점수를 많이 뽑은 덕에 후반에는 휴식할 수 있어서 우리 선수들한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성은 이날 7회 대타로 교체돼 나갔다.
LG는 이날 김민성의 2안타를 포함해 장단 14안타로 NC 마운드를 두들겼다. 문보경을 제외하고 선발 전원이 안타를 때렸고, 오스틴 딘과 박동원이 각각 홈런 1개씩을 때렸다.
주축 야수들의 줄부상에 신음하는 NC는 이날 12안타를 때렸지만 4득점에 그쳤다. 2회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도태훈이 병살타를 쳤고, 4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는 도태훈과 김수윤이 연속 삼진을 당하며 1득점에 그쳤다. 찬스마다 주축 야수들의 공백이 크게 다가왔다. NC는 이날 11삼진을 당했다.
LG 선발 김윤식은 이날 5이닝 동안 6안타 2볼넷을 내줬지만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LG는 이날 승리로 리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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