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 식수원’ 영산강에도 몰아친 ‘파크골프장 바람’
환경단체 “천연기념물 서식지…수질오염·생태 파괴 우려”
광주 영산강 덕흥보 하천 부지에 파크골프장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수질오염과 생태 환경 파괴 등을 우려하며 파크골프장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2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와 북구는 연제동 730번지 일대 4만3738㎡ 부지에 27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 중이다. 현재 축구장 2면, 야구장 3면이 개발돼 있는데 파크골프장을 추가로 짓는다는 계획이다.
예산도 확보했다. 파크골프장 설치에는 광주시 7억8000만원과 북구 5억2000만원 등 총 13억원이 투입된다.
현재는 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발주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북구는 결과가 나오면 점용허가 등 본격적인 착공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환경단체는 파크골프장이 들어서는 곳이 영산강변이라는 점을 들어 조성을 중단하고 다른 장소를 물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파크골프장 조성을 위해서는 주변 습지와 녹지를 제거해야 하는데 수질 오염과 생태 환경 파괴, 홍수 시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 부지는 영산강 덕흥보에서 4㎞ 상류에 있다. 광주시는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자 부족한 식수원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2일부터 덕흥보 하천수를 정수해 각 가정에 임시 공급하고 있다.
하천지킴이들로 구성된 빛고을하천네크워크와 광주지역 환경단체들은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하루 3만t, 5월에는 하루 5만t 식수를 공급할 하천 부지에 추가로 체육시설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면서 “(파크골프장은) 수질을 정화하는 습지를 없애고 야생 동식물 서식지를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곳은 2020년 홍수 발생 시 광주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어 막대한 복구 비용(15억원)이 들었다.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와 멸종위기종 수달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북구청 관계자는 파크골프장과 관련해“수백명 어르신들이 요구하고 있는 숙원사업”이라면서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맞춰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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