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몰라 119 못 불러요”…문턱 낮춘 외국인 신고
[KBS 전주] [앵커]
다문화가정과 이주 노동자, 유학생까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외국인 이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화재나 범죄 피해에도 말이 통하지 않아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이런 일이 없도록 전북 119가 10여 개 언어 통역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김규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국에서 태어나 17년 전 한국에 이민 온 라신영 씨.
처음 밟은 땅에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건 말이었습니다.
심하게 아팠던 날도 배를 움켜쥐고 남편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구급차를 부를 생각은 못 했습니다.
[라신영/군산시 문화동 : "아플 때 진짜 너무 불편했어요. 한국말 못 하니까 119에 전화해본 적 없고. 남편하고 시어머니 기다릴 수밖에 없었어요."]
한국말이 능숙지 않아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없도록, 전북소방본부가 119 통역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통역은 다문화센터 직원과 이주 여성 등 66명으로 꾸려진 봉사단이 맡습니다.
각자 일상 생활을 하다가 119상황실이 도움을 구하면 곧바로 신고자와 함께 3자 통화를 하는 식입니다.
[김향아/119 통역봉사단 봉사자 : "신고 오면 저희는 위치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고, 어떤 상황이 생겼는지 물어보고 침착하게 (대답하라고 합니다.)"]
일부 상황실 대원들의 외국어 능력에만 기댔던 때와 달리, 이제는 베트남어와 캄보디아어까지 모두 12개 언어로 통역이 가능합니다.
[이상일/119 종합상황실 상황관리팀장 : "아태마스터스 대회와 잼버리, 그리고 전라북도에 살고 있는 6만 명의 외국인 주민들에게 사회 기반인 119 서비스 이용을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보장을 드리겠습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느는 가운데 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김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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