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약속 깨진 수단 분쟁 엿새째…“사망 330명·부상 3천200명”

3차례의 휴전 합의를 깬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엿새째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300명을 넘어섰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현지시간으로 20일 보도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5일 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 수가 330명에 달했고 부상자는 3천200명에 이른다고 집계했습니다.

수단 정부군과 RSF는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 전날 3번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에도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양측은 군총사령부가 있는 수도 하르툼 시내 국방부 청사 일대와 하르툼 국제공항 인근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도시 곳곳에서는 총성과 포격이 끊이지 않고 공항 인근 건물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하르툼 남부지역에 거주하는 나제크 압달라씨는 “오늘 새벽 4시 30분에 전투기와 공습 굉음 때문에 잠에서 깼다”며 “유탄이 우리 건물로 날아들지 않기를 바라며 창문을 걸어 잠그고 생활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주말께 시작될 예정인 이드 알 피트르(라마단 끝에 찾아오는 축제)에는 싸움이 끝나기를 바란다면서도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는걸 안다”고 낙담했습니다.

하르툼의 격전지에서 빠져나온 한 목격자는 “도시 곳곳에서 죽음의 악취가 풍긴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수돗물과 전기가 끊기고 비축했던 식량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하르툼에서 벗어나 피란길에 오르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계속된 무력 충돌로 민간인 이동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독일과 일본 등 자국민 집단 대피를 추진하는 국가의 활동이 여의찮고, 프랑스 등은 당장 자국민을 대피시키지 않기로 했습니다.

WH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단 정부군과 RSF에 즉각적인 휴전과 의료진, 환자, 구급차 이동을 위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을 촉구했습니다.

아흐메드 알-만다리 WHO 동지중해 지역 국장은 “교전에 발이 묶인 사람들이 피신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빨리 인도주의 차원의 휴전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박상용 기자 (miso@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