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해본 사람이 좋아”...이 나라도 경력채용 늘어난다는데

김규식 특파원(kks1011@mk.co.kr) 2023. 4. 2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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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채용 비율 37.6% 역대 최대
인력부족, 전문인력 수요등 영향
직무형 고용제도 확대 움직임도
[사진 = 연합뉴스]
일본 기업들의 채용과 근무 방식에서 ‘공채 후 장기근속’이 줄고 경력자 수시 채용 등 ‘중도 채용’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있다. 일손이 부족하고 전문인력 등의 필요성이 증가한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대졸자를 일괄적으로 뽑아 연공서열 임금으로 장기근무하게 했던 문화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주요 기업 2308개의 2023년도(올해 4월~내년 3월)의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중도채용 숫자는 9만4430명으로 전년도 대비 24.2% 증가했다. 또 신(新) 졸업 일괄채용(대학·대학원 졸업예정자 일괄 채용해 다음해 봄 입사) 등을 포함한 전체 채용에서 중도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37.6%로 7년새 2배가 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금년도 중도채용 비율은 비제조업이 39.9%였고 제조업은 31.7%였다.

이 처럼 일본 기업이 중도채용을 늘리고 있는 것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에 따른 인력부족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등의 진전에 따른 전문인력의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2030년 일본의 15~64세의 인구는 2022년과 비교할 때 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올해 1월을 기준으로 정규직 사원이 부족한 기업의 비율은 51.7%였다. 2012년 2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일본 기업의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또 디지털 분야 등의 전문인재는 단기간에 육성하기 어려운 만큼, 경력직 등을 채용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에서는 그동안 신 졸업 일괄채용을 통해 직원을 뽑고,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올가가는 방식 등으로 관리하며 장기근무하게 하는 방식이 많았다. 후생노동성의 작년 조사에서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올라가는 ‘정기승급’ 제도를 가진 기업이 80% 수준에 달했다. 또 평균 근속연수는 과장급이 20.5년, 부장급은 22.1년으로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관리직으로 승진하는 연령이 5~10세 정도 높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직무에 맞춰 기업 내외부에서 선발하는 ‘직무형 고용’ 제도가 확대되는 등 일본 기업의 채용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히다치제작소의 경우 작년부터 직무형 고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금년도 중도채용 규모가 처음으로 신 졸업 채용과 같은 수준이 됐다. 닛케이는 “오랫동안 일본의 표준이었던 신 졸업 일괄채용이 종언을 맞아가고 있으며 새로운 고용시스템의 구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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