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0 깨진' 19세 슈퍼 루키, 왜 6볼넷 남발에도 박수갈채 쏟아졌나... SSG 마침내 4연패 탈출 [수원 현장]

수원=김우종 기자 2023. 4. 2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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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수원=김우종 기자]
SSG 선발 송영진이 20일 KT전에서 1회 역투하고 있다.
SSG 랜더스가 4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이날 선발로 출격한 '19세 고졸 슈퍼 루키' 송영진은 6개의 볼넷을 남발한 끝에 4회 강판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찾은 SSG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래도 팀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씩씩하게 공을 뿌렸기 때문이다.

SSG는 20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8-5로 승리했다. 이로써 SSG는 KT와 3연전을 1승 2패로 마감하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SSG는 9승 6패를 마크했다. 리그 순위는 단독 2위. 반면 KT는 3연승이 중단되면서 7승 1무 6패를 기록했다. 리그 순위는 5위.

연패 탈출의 특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SSG 선발 송영진. SSG 팬들의 기대감이 컸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경기에서 송영진이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경기 전까지 3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을 찍고 있었다. 총 9⅔이닝 동안 허용한 안타는 단 1개. 피안타율은 0.037이었다. 10탈삼진 6볼넷.

대전유천초-한밭중-대전고를 졸업한 송영진은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계약금은 1억 5000만원.

지난 2일 KIA와 데뷔전에서 1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8일 한화를 상대로 3이닝 2볼넷 3탈삼진 노히트 투구에 성공했다. 결국 14일 NC전에서 첫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았고, 5이닝 2볼넷 7탈삼진 노히트 투구를 펼치며 감격의 프로 첫 승을 챙겼다.

5일 휴식 후 두 번째 선발 등판 경기. 김원형 SSG 감독은 경기에 앞서 "전체적으로 팀 성적이 안 좋다 보니 선수단 분위기가 처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영진에 대해 "자신감 있게 자신의 공을 뿌린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아마 (송)영진이는 아무 생각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게 낫다. 투수는 생각이 많으면 안 된다. 포심의 구위가 좋다. 또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줄 안다. 제구력도 좋은 편"이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송영진은 1회말 선두타자 김민혁을 2루 땅볼 처리한 뒤 강백호에게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빗맞은 타구가 절묘한 지점에 떨어지면서 2루타로 연결됐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질주한 강백호의 주루 플레이가 좋았다. 그러나 송영진은 흔들리지 않고 씩씩하게 자기 공을 뿌렸다. 타율 1위 알포드를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박병호마저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다만 2회부터 지나치게 코너워크를 의식했던 것일까. 선두타자 장성우와 후속 박경수에게 각각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1,2루 위기에 몰린 송영진. 그러나 신본기를 3루 땅볼, 홍현빈을 3루수 파울 뜬공, 김상수를 유격수 뜬공으로 각각 유도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SSG가 3회 KT 1선발 에이스 벤자민을 상대로 1점을 선취한 가운데, 송영진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얻어맞았으나 강백호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알포드와 박병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좋은 속구를 놔두고 슬라이더로 자꾸 승부를 펼쳤는데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1사 만루 위기. 여기서 장성우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박성한이 결정적인 포구 실책을 범했다. 더블플레이로 연결되며 이닝이 끝났어야 할 상황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계속해서 2사 후 신본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하며 1-2로 승부가 뒤집어졌다.

4회초 SSG는 김강민이 좌월 솔로포, 오태곤이 좌중월 솔로포(시즌 2호 및 통산 1098번째 연속 타자 홈런)를 각각 쏘아 올렸다. 3-2 역전. 이어진 4회말. 송영진이 다시 마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볼넷을 내줬다. 결국 김원형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2이닝만 더 버티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4연패 탈출이 급선무인 SSG는 과감하게 움직였다. 4회 강판. 그래도 수원 KT 위즈파크를 찾은 SSG 팬들은 송영진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SSG 송영진이 4회 마운드를 내려오며 아쉬워하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이 5회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송영진의 성적은 3이닝 2피안타 6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 총 투구 수는 70개. 속구 44개, 슬라이더 19개, 포크볼 5개, 커브 2개를 각각 섞어 던진 가운데, 속고 최고 구속은 149㎞까지 나왔다. 동시에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마감한 날이었다.

그래도 SSG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만약 박성한의 실책만 없었다면 더욱 길게 이닝을 끌고갈 수 있었던 상황. 또 6볼넷에도 어쨌든 실점을 최소화하는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그가 아직 고졸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좋은 경험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사령탑인 김원형 감독도 경기 후 "(송)영진이가 초반 투구수가 많고 볼넷이 좀 나왔지만 좋은 구위를 보여줬다. 선발 투수로 가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며 독려했다.

20일 승리 후 김원형(오른쪽) SSG 감독이 송영진을 격려하고 있다.
4회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최민준이 박병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송영진의 실점은 3점으로 늘어났다. SSG는 5회 벤자민 공략에 성공하며 3점을 달아났다. 1사 만루 기회에서 최지훈이 중견수 희생 타점을 올린 뒤 최정이 2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쳐냈다.(6-3)

최민준은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제몫을 다한 뒤 6회 백승건에게 공을 넘겼다. 그러나 볼넷, 안타,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백승건. SSG는 백전노장 노경은을 투입했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노경은은 박병호를 포수 뜬공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하지만 후속 장성우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6-5) 재차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신본기를 3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역전을 허용하진 않았다.

1점 차. 7회 KT는 벤자민을 내리고 김영현을 투입했다. SSG는 다시 집중력을 발휘했다. 최지훈의 안타와 최정의 2루타로 한 점을 추가한 뒤 오태곤이 중견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 점수는 8-5가 됐다. 결국 SSG는 끝까지 3점 차 리드를 잘 지켜내며 마침내 연패에서 탈출했다.

12안타를 친 SSG 타선에서는 최정이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으며, 김강민과 김성현, 김민식이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마운드는 송영진과 최민준, 백승건, 노경은에 이어 이로운과 서진용이 각각 8,9회를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반면 KT 선발 벤자민은 6이닝 8피안타(2피홈런) 3볼넷 3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시즌 첫 패전(2승)을 떠안았다. 이어 김영현(2실점)과 김태오, 이채호가 1이닝씩 던졌다. 강백호가 멀티히트를 친 KT는 산발 7안타에 그쳤다.

김원형 감독은 경기 후 "(최)민준이, (노)경은이, (이)로운이, (서)진용이가 잘 막아줘 승리할 수 있었다. 로운이가 상대 강타선을 상대로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첫 홀드로 들었는데 축하한다. 타자 쪽에서 모처럼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5회 (김)성현이 안타, (김)민식이와 (추)신수의 출루 그리고 외야 플라이 때 신수가 2루까지 진루하고, 정이의 적시타가 나오는 등 선수들이 1점을 더 내고자 하는 집중력이 보기 좋았다. 오늘 팬들의 응원이 연패를 끊는 데 큰 힘이 됐다. 좋은 기운을 가지고 홈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내일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일 승리 후 기뻐하는 SSG 선수단.

선발 라인업
- SSG : 추신수(지명타자)-최지훈(우익수)-최정(3루수)-에레디아(좌익수)-김강민(중견수)-오태곤(1루수)-박성한(유격수)-김성현(2루수)-김민식(포수)

- KT : 김민혁(좌익수)-강백호(우익수)-알포드(지명타자)-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박경수(2루수)-신본기(3루수)-홍현민(중견수)-김상수(유격수)

SSG 김강민이 4회 솔로포를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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