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표 ‘갑질’?…아파트 직원 ‘1인 시위’
[KBS 전주] [앵커]
50대 아파트 관리기사가 열흘 넘게 1인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새 입주자 대표가 온 뒤 이어진 '갑질'로 경비원 등을 포함해 여럿이 일터를 떠나야 했다는 주장인데요.
안승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아파트에서 4년 넘게 관리기사로 일한 이형석 씨.
1인 시위를 한지 열흘이 넘었습니다.
최근 다른 곳으로 전보 조치됐는데, 입주자 대표의 부당한 압박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형석/아파트 관리기사 : "너희들도 내 말 안 들으면 잘릴 수 있어, 고압적인 언행, 말투 몸으로 느껴진단 말이에요. 그런 모멸감을 느끼며 살기 때문에…."]
입주자 대표의 이른바 '갑질'을 호소하는 직원은 이 씨만이 아닙니다.
지난 1년 동안 관리소장과 경비원 등 6명이 바뀌었고, 남아 있는 직원들도 불안해하고 있다는 겁니다.
[전 경비원/음성변조 : "만날 와서 지시사항 써 놓고 간다니까요. 한 번은 의자 다 빼고 서서 근무하라 그래요, 잡담한다고."]
[전 관리소장/음성변조 : "왕이나 된 것 같이 그러는 거예요. 인사권까지 다 좌지우지하고, 자기한테 조금만 잘못 보이면 본사에다 바꿔라."]
주민들은 1인 시위가 벌어진 뒤에야 이런 속사정을 알게 됐다며 안타까워합니다.
[손대완/아파트 주민 : "성실히 안 했다면 쫓아내야겠죠. 그런데 근무 시간에 담배 피운다, 자기한테 성의 없이 인사한다? 이건 상식에 비춰봐서 있을 수 없는…."]
아파트 관리를 위탁받아 경비원 등을 파견하는 주택업체.
문제가 생기면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 외엔 노동자를 보호할 방법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주택관리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계약이란 게 을이에요 을. 계약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입주자) 대표 말 안 들었어요, 계약 해주겠어요?"]
해당 입주자 대표는 불성실한 근무 태도로 민원이 생기거나, 본인이 이동을 원하는 경우 전보를 요청했을 뿐, '갑질'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입주자 대표/음성변조 : "치킨 사다 드리고 족발 사다 드리고 나는 그렇게 베푸는 사람이에요.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전보시킨다 해직한다 이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나도 직장인인데."]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다음 주 입주자 회의를 앞두고 이 문제를 공론화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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