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투 끝 차까지 빼앗아 질주한 취객…버스 등 3대 쾅쾅쾅
[앵커]
음주 운전 사고로 어린 생명이 숨지는 데도 이에 아랑곳않은 운전자들 여전히 많습니다.
어젯밤(19일) 서울 영등포에서는 길거리에서 난투를 벌이고 남의 차까지 훔쳐 달아난 취객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희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야심한 시각, 비틀거리며 차도를 걷는 한 남성 곁으로 흰색 승용차가 스치듯 지나갑니다.
곧 승용차가 멈춰서자, 뒤따라간 취객은 계속해서 차량 주위를 맴돕니다.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리자 실랑이가 시작됩니다.
서로 밀치면서 시작된 몸싸움은 이내 길거리 난투극으로 번졌습니다.
3분 간 행인들도 여러 명 지나갔지만, 지켜보기만 할 뿐, 말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운전자가 한눈을 파는 사이 차량에 타려 하는 취객 A씨, 말리는 운전자에게 주먹까지 휘두르더니, 곧바로 차를 타고 달아나 버립니다.
운전자가 차 문을 붙들며 쫓아가 보지만, 차는 이미 출발한 뒤였습니다.
A 씨는 이곳에서 남의 차 운전대를 잡았고, 200m가량 도주한 끝에 버스 등 차량 3대를 들이받고서야 멈췄습니다.
운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30대 A 씨를 강도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습니다.
음주 측정 결과, 이 남성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의 두 배가 넘는 0.192%였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피의자가) 술 취해서 길 걷다가 차가 있으니까 친 거예요. 아반떼 보닛을 이렇게 주먹으로 한 대 친 모양이야."]
운전자와도 처음 만난 사이였는데,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A 씨의 음주운전 행위에 대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 더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위험운전 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희연입니다.
촬영기자:강현경/영상편집: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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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기자 (h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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