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 자초한 게 누군데…4회도 못 채운 털보 에이스, 눈살 찌푸렸던 화풀이 [오!쎈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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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모습이었다.
누가 그를 진정한 에이스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류지혁에게 볼넷을 내줬다.
결국 4회 선두타자 고종욱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배영수 투수코치가 지체없이 공을 들고 마운드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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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모습이었다. 누가 그를 진정한 에이스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에이스라고 부르기 민망한 성적과 함께 경기에 기여하지 못했다.
이날 스트레일리는 어느정도 구위를 회복한 듯한 모습이었다.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찍었다. 하지만 제구는 여전히 불안정했다. 앞선 3경기를 복기 했을 때 시한폭탄과도 같았다. 스트레일리는 타선의 3득점 지원을 등에 업었다. 2회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3득점 이후 맞이한 3회초, 스스로 무너졌다.
스트레일리는 3회 선두타자 주효상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박찬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안타를 맞은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에이스로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1사 1루에서 지난해 도루왕(42개) 박찬호를 전혀 견제하지 않았다. 사실상 2루에 프리패스를 발급한 셈이었다. 1사 2루가 됐다. 그리고 류지혁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창진을 상대르는 상대 희생번트 시도를 저지하며 2스트라이크를 먼저 선점했다. 하지만 이창진과 승부를 어렵게 전개했다. 결정구들은 파울이 됐고 스트라이크존에서 한참 벗어났다. 결국 8구 풀카운트 승부를 펼치며 볼넷을 허용했다.
스트레일리가 자초한 만루였다. 만루를 허용한 과정 자체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과정도 좋지 않았는데 과정 이후 보여준 행동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소크라테스를 상대로 역시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았고 3구 째로 땅볼을 유도하는 듯 했다. 하지만 1루수 고승민이 이 타구를 뒤로 빠뜨렸다. 기록은 안타였지만 실책성 수비라고 볼 수도 있었다. 이 타구가 처리됐다면 병살타도 가능했지만 이를 빠뜨렸다.
이때 스트레일리는 고승민을 향해 ‘그 타구를 왜 못잡았냐’는 듯한 뉘앙스로 고승민을 나무랐다. 제스처 역시 컸다. 고승민은 미안함과 무안함이 뒤섞인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스트레일리는 자멸했다. 3-1에서 황대인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밀어내기로 추가 실점했다. 이후 최형우에게도 볼넷을 허용했다.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사실상 스스로 3실점을 헌납했다. 고승민의 책임도 있지만 그렇다고 스트레일리가 고승민을 향해 나무랄 정도는 아니었다.
이후 스트레일리는 김선빈을 유격수 병살타로 솎아내며 3회를 추가 실점 없이 마무리 지었지만 여러모로 벤치의 신뢰를 잃은 듯 했다. 불펜에서는 김진욱이 몸을 거의 다 풀었다. 결국 4회 선두타자 고종욱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배영수 투수코치가 지체없이 공을 들고 마운드에 올라왔다. 나쁘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좋지도 않은 기록과 함께 스트레일리는 강판됐다.
스트레일리의 답답한 마음에서 행동이 나타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트레일리는 현재 롯데 불펜 과부하의 주범 중 하나였다. 스트레일리는 올해 단 한 번만 6이닝을 소화했다. 6이닝 소화 경기였던 8일 KT전 역시 6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민망한 성적이었다.
결국 이날 역시도 스트레일리는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스트레일리의 뒤를 이은 김진욱은 3이닝 4탈삼진 1볼넷 노히터 피칭으로 팀의 5-3 재역전승 주춧돌을 놓았다.
스트레일리가 보여준 행동은 썩 좋지 않았다. 이에 단호하게 대처했던 벤치의 모습은 앞으로 롯데의 행보에 많은 것을 시사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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