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외교’ 강화한다지만, 한러·한중 관계는?
[앵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이번 발언의 파장, 어디까지 이어질지, 정부는 한러·한중 관계, 어떻게 관리해 나갈 계산인 건지, 짚어볼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대통령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조태흠 기자, 러시아와 중국의 반응, 대통령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기자]
일단, 외교 채널로 항의가 들어온 건 없다고 합니다.
러시아와 중국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한 말 정도라는 건데, 예상했던 수준이고, 자국의 원칙을 얘기한 것 아니냐는 게 대통령실 분위기입니다.
[앵커]
예상했던 반응이라면, 윤석열 대통령 발언도 어떤 계산을 갖고 나온 거라는 건가요?
[기자]
한미정상회담 직전이라는 시기, 외신을 통하는 방법, 이건 목적이 있다고 봐야할 겁니다.
우선 한미정상회담에서 목소리를 높일 명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정부는 당장,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거든요.
미국이 핵 전략자산을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강화, 또 공급망과 기술협력 같은, 안보와 경제에서 우리가 얻어야 하는 게 적지 않다는 게 대통령실 기류입니다.
유럽을 상대로 한 방산·원전 수출이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같은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반대로 보면, 러시아와 중국에서의 불이익도 있을 수 있잖아요?
한러·한중 관계, 어떻게 관리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불이익 조치는 없는데, 우리와 러시아·중국 모두, 상황을 관리하려는 것으로 읽힙니다.
하지만, 한미·한미일의 밀착이 행동으로 구체화되면서, 기존 미러·미중 갈등에 개입하게 된다면 이번 일을 명분 삼을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리 입장을 '비우호적'에서, '적대적'으로 규정하게 되면, 현지 우리 기업, 교민들이 당장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북핵 억제에 초점을 맞춘 한미 확장억제 전략도,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만들어지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대한 관리 방안은 아직까지 뚜렷하게 없어 보입니다.
[앵커]
이런 상황, 지금 정치권에서도 논란이죠?
[기자]
야당은 윤 대통령이 위험천만한 발언을 했다면서, 미국의 '하청 발언'이냐, 철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반면에, 여당은 원론적 발언인데, 야당이 정쟁에 이용한다고 했고요.
이처럼 국내에서도 크게 논란이 되는 발언이라면, 왜 이 시점인지, 어떤 목적인지, 국민들에게 설명이 있어야 할텐데, 보신 것처럼 원론적 발언이라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이른바 '균형 외교'에서 서방 중심의 '가치 외교'로 무게를 옮기겠다고 정책적 판단을 했다면, 실익을 더 따지고 설명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조태흠 기자 (jote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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