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진출한 국내 차·전자 기업들 ‘긴장’
삼성·LG “예상치 못한 악재”
오리온 “상황 악화 대응 준비”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어서다.
당장 새로운 충격이 감지되지는 않고 있지만 업종별로 적잖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현대차그룹은 철수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현지에 진출한 식품기업 등은 당장은 큰 우려가 없지만 관계가 더 험악해질 경우를 걱정하고 있다.
러시아의 압박을 최전선에서 받고 있는 기업은 현대차그룹이다. 지난해 3월부터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 운영도 중단했다. 지난해 1~2월에 생산하고 남은 차를 판매하는 상황이며 추가 생산, 판매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에 현대차그룹의 러시아 시장 철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공장 가동중단이 13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도 악화될 경우 버틸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 공장 매각도 쉽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인 공장 처리 방안은 매각이지만 전쟁 중이라서 현지에서 매각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안다”고 말했다. 철수도, 잔류도 힘든 상황인 셈이다.
전자업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 현지 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매출도 예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까지 더해져 걱정이 더욱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재진입에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철수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면서도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돌출해 긴장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반면 식품기업들은 주요 제품이 러시아인들의 일상에 자리 잡아 이번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판매 등에 별다른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지서 초코파이 등을 판매 중인 오리온 관계자는 “현재 사업 운영에는 지장이 없지만 향후 상황 악화에 따른 대응방안은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봉·구교형·노도현 기자 gabgu@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 올인’ 윤 정부…‘방미 주머니’에 안보·경제 담아올까
- “참견 말라” “적대 행위”…중·러 격앙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