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견제' 이스라엘… 투르크메니스탄과 30년 만에 외교 복원

아제르바이잔 이어 이란 북부 접경국과 또 밀착

독재자로 알려진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모습. VOA코리아 캡처

이스라엘이 자국과 무력 대치를 벌이고 있는 이란의 북동부 접경국 투르크메니스탄과 외교 관계를 복원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에 개설되는 대사관 출범식에 맞춰 엘리 코헨 외교장관이 현지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고위 정부 관료가 투르크메니스탄을 공식 방문한 건 약 30년 만의 일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이란 북부 접경국 아제르바이잔에도 자국 대사관을 개설했다. 이와 관련, 코헨 장관은 전날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아제르바이잔과의 외교 관계 강화에 '전력 투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행보는 이란 접경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이란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EEF통신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할 경우, 아제르바이잔 등의 공군 기지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과 1,000㎞ 이상 국경을 접하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은 중동 내 대표적인 독재국가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전 대통령은 15년 넘게 투르크메니스탄의 독재자로 군림했다. 인권 탄압과 기행을 일삼던 그는 지난해 자신의 아들을 후임자로 지명한 뒤 사임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