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여긴 어디, 나는 누구'…날 풀리자 주취자 천태만상
오늘(20일) 밀착카메라는, 과하게 마신 술에 대한 얘깁니다. 취한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일으켜 세워주고 집에 돌려보내기까지의 뒷감당은 남의 몫입니다. 정신없이 취한 밤이 경찰들에겐 어떤 시간일지 함께 보시겠습니다.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밤이 시작되고 거리에 취객들이 쏟아지면 긴장하는 곳이 바로 경찰 지구대와 파출소입니다.
날이 풀리면서 본격적인 신고가 쏟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른바 주취 민원의 실태, 확인해보겠습니다.
자정을 넘긴 시각, 급히 어디론가 향하는 순찰팀.
만취한 사람이 차를 빼앗아 달아났다는 신고입니다.
[박영훈/서울영등포경찰서 중앙지구대 팀장 : 운전자를 주먹으로 폭행하고 차량을 운행해서…]
다른 차를 들이받고 멈춘 뒤에야 체포됐습니다.
[조남철/서울영등포경찰서 중앙지구대 경위 : 현행범 체포합니다. 변호사 선임할 수 있고…]
지구대로 연행 됐지만 난동은 이제 시작입니다.
[A씨 : X소리하네. 모함이야. 운전 안 했다고.]
하지만 혈중알코올농도가 취소 수치를 훌쩍 넘겼습니다.
[측정 결과 0.192%, 면허취소 수치 나오셨습니다.]
이 남성, 결국 강력계에서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번엔 화단에 누가 있다는 신고.
[{어디 아픈 건 아니시죠?} 고마워요. 이렇게 도와줘서.]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홍동규/서울영등포경찰서 중앙지구대 경위 : {화단에 누워 계시는 경우가 많나요?} 그렇죠. 보통 저런 데 잠깐 앉아 계시다가 쓰러져 주무시는 경우가…]
민원이 반복되자 경찰은 술 깨는 공간을 도입했습니다.
난동부리지 않으면 의식을 차릴 때까지 쉴 수 있도록 하겠단 겁니다.
응급실 옆에 주취해소센터라는 팻말이 붙어있습니다. 취한 사람들이 술을 깨고 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은 건데요, 안에는 병상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살펴보겠습니다.
순찰차에 실려 오는 한 남성.
[B씨 : {바로 귀가하실 겁니까?} 커피 한 잔 먹고 갈게.]
발견 당시 의식이 없어 센터로 왔는데, 대뜸 화를 내기 시작합니다.
[B씨 : 내 알아서 갈게요. 근데 사장님, 가는 것도 내가 알아서 가야 되나. 그러면 나는 뭐야. {선생님은 주취자시죠.}]
들어온 이유를 금세 잊었습니다.
[B씨 : 그런데 여기를 왜 왔지? 내가.]
의식을 잃은 사람은 여럿이 옮겨도 쉽지 않습니다.
[김준화/부산주취해소센터 반장 : 5시간에서 6시간 정도 수면 취하신 뒤에 깨실 거라고 예상해봅니다.]
밤사이 이용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습니다.
날이 밝도록 센터를 찾습니다.
주취자 관련 신고는 하루 평균 2500건이 넘습니다.
지난달 서울에서만 총 3500건이 넘었는데 2월보다 27% 올랐습니다.
[정홍희/부산주취해소센터 경위 : 괜찮다고 자기가 걸어가다가 다쳐도 경찰관한테 나중에 책임을 묻고. 경찰관이 아저씨 집에 가세요, 얘기하면 왜 나보고 가라고 하냐고 시비를 걸고.]
문제가 생기면 출동한 경찰이 책임을 지는 구조입니다.
주취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이들을 어디까지 보호하느냐에 대한 의견도 갈리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사회적인 보호가 필요하지만, 술은 스스로 조절해야겠죠.
(작가 : 강은혜 / 인턴기자 : 김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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