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관련자, 증거인멸·회유정황”...검찰, 강래구 영장에 적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당시 돈 봉투 9400만원 중 8000만원을 마련한 혐의를 받는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이 사건 관련자들의 증거인멸과 회유 정황을 적시한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검찰은 돈 봉투를 받은 의혹이 있는 민주당 현역 의원 등도 수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강씨가 2021년 3~5월 민주당 당직자 등과 공모해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려고 선거운동 관계자 등에게 9400만원을 전달하도록 지시·권유하고 금품을 전달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강씨는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며 돈 봉투 살포 과정에 주도적 역할을 한 혐의로 지난 12일 압수 수색을 당했다. 지난 16일과 19일 두 차례 소환 조사도 받았다.
강씨는 또 2020년 9월 사업가 박모씨에게 한국수자원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에 대한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강씨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는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검찰 관계자는 “강씨에 대한 압수 수색 과정에서 증거인멸과 회유 정황이 확인돼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씨는 압수 수색 당시 검찰의 연락을 피하고, 이후 이 사건 피의자인 대전 동구 구의원 출신 강모씨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현역 의원 10여 명, 지역본부장 10여 명, 지역상황실장 20명 등에게 돈 봉투가 전달됐다고 보면서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돈 봉투 관련 자금이 조성되고 살포되는 과정에 대한 수사를 통해 수수자 부분도 수사할 예정”이라며 “추가 입건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정근씨가 강래구씨와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에 ‘스폰서’로 언급된 사업가 A씨를 다음 주 초반에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녹음 파일에는 이씨가 “(돈이) 필요하면 누구한테 요구를 해. ㅇㅇ(A씨)한테?”라고 묻자, 강씨가 “그 사람밖에 없잖아. 다른 ‘스폰(스폰서)’이 있어요?”라고 답하는 내용이 나온다. A씨는 이씨나 강씨에게 돈을 준 적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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