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드라이브 스루…장애인들에겐 새로운 '장벽'
해가 갈수록 바뀌는 건 있습니다. 바로 점점 편해지는 기술이나 방식들이죠. 그런데 이것들이 오히려 장애인들에게 벽이 되기도 합니다.
황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각 장애인인 조현영씨는 7살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노란색 바지를 사주려고 온라인 쇼핑몰을 검색하다 허탈하게 웃습니다.
[조현영/시각장애인 : (색상, 3 컬러즈. 치수, 8 사이즈. 세탁방법, 상세 참조) 엇, 상세 참조. 이미지에서 결국엔 확인하라고 하네요. (상세 표시 참조라는 게 그런 뜻이에요?) 상품 상세 참조라 돼 있어가지고 이미지에서 확인하라는 뜻이에요, 이게. 이걸 저는 확인을 못 하죠.]
성분을 알고 싶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조현영/시각장애인 : (원료명 및 함량, 상품 상세 페이지 참조. 영양정보, 상품 상세 페이지 참조) 다음에 봐줄 사람이 있을 때 봐달라고. (이거를 담아놓고?) 네,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구매까지) 2~3일은 걸리는 거 같아요.]
화면의 글자를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정작 필요한 건 상세 참조 같은 식으로 그냥 넘어가는 겁니다.
연관 검색어를 정확하게 구분해주지 않아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곽남희/시각장애인 : (삼겹살 돼지 링크) 엥, 갑자기 삼겹살이 왜 나와. (수제치즈돈가스 480g 링크) 근데 내가 아까 고구마 돈가스 들어간 거 같은데 왜 수제 돈가스도 나오고 막 그렇지.]
차를 타고 음식을 주문하는 드라이브스루는 청각 언어 장애인들에겐 그림의 떡 입니다.
[A업체 : 주문 도와드릴게요. 주문 도와드립니다. 주문 안 하세요? 주문 안 하시고 그냥 가시는 거예요? 이동해주세요.]
화면을 보며 주문할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B업체 직원 : 앞쪽에서 원래 말씀으로 주문…아, 정말요. 그럼 주문 도와드릴게요. 어떤 걸로 드릴까요. 슈림프 스낵랩 이거 하나요? 어, 새우예요. 음, 잠시만요.]
손으로 써가며 겨우 주문을 해보지만 줄지어 선 차들을 보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임서희/청각장애인 : 이 상황에서 저희도 모르게 미안해지게 되는데, 이런 기분을 굳이 느껴야 하는가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너무 불편하고 안타깝더라고요.]
이런 불편함을 없애 달라고 이미 소송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도 냈지만 결론은 아직입니다.
그러는 사이 누군가에겐 쉽고 편한 일상이 장애인들에겐 또다른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 / 영상그래픽 : 장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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