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문제 말참견 말라"···韓 "국격 의심, 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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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한 발언을 놓고 잇따라 트집을 잡고 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러시아가 한국을 이미 교전국으로 간주한다"며 "한미정상회담에서 탄약 지원 관련 내용이 발표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외교정책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임을 감안할 때 (무기 지원 논의가) 있을 것인지 주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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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대만문제 한반도문제와 달라. 신중하길"
"심각한 결례, 입에 담을 수없는 표현" 항의
러 "우크라 무기공급은 적대적 반러행위"
대통령실 "원론적 발언. 우리 행동 러에 달려"
중국과 러시아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한 발언을 놓고 잇따라 트집을 잡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 당국이 강하게 반박해 중국·러시아의 눈치를 살피던 과거 정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해협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이는 1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대만해협의 긴장 상황과 관련해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이 양안 문제를 남북한에 빗댄 대목도 문제 삼았다. 왕 대변인은 “북한과 한국은 모두 유엔에 가입한 주권국가로,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성질과 경위가 완전히 다르다”며 “한국 측이 중한 수교 공동성명의 정신을 제대로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며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날을 세웠다.
중국의 강경 발언이 국내에 알려진 지 약 2시간 뒤 우리 정부는 “중국의 국격을 의심하게 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력 항의했다. 외교부는 언론 공지를 통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우리 정상이 언급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을 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틀째 반발했다. 러시아의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이 어느 나라에 의해 이뤄지든 노골적·적대적인 반러 행동으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무기 공급은 한러 관계에 부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며 특히 “한국의 경우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입장에 관한 것일 수 있다”며 러시아가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며 한반도 안보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말씀은 상식적이고 원론적 대답이었다”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향후 러시아의 행동에 달렸다고 거꾸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러시아의 외교 채널을 통한 별도의 입장 전달 및 항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은 앞서 19일에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언급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은 바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전쟁 개입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리 측 대통령실은 당일 언론 공지를 통해 “페스코프 대변인의 언급은 가정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내용을 정확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한국이 탄약 등을 간접 제공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러시아가 한국을 이미 교전국으로 간주한다”며 “한미정상회담에서 탄약 지원 관련 내용이 발표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외교정책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임을 감안할 때 (무기 지원 논의가) 있을 것인지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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