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뽑기하곤 "이번엔 저희 차례죠"…2.3조 빌트인 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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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아파트에 들어가는 붙박이 가구 입찰을 담합한 대형 가구사 8곳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제비뽑기로 미리 순서를 정해놓고 돌아가면서 한 회사가 높은 가격으로 낙찰받도록 했는데, 9년 동안 그 규모가 2조 3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시공 당시 건설사가 싱크대, 붙박이장 같은 이른바 '빌트인 가구' 공사를 위해 입찰 공고를 냈는데,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3곳이 담합해 현대리바트가 낙찰되게끔 밀어준 정황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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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축 아파트에 들어가는 붙박이 가구 입찰을 담합한 대형 가구사 8곳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제비뽑기로 미리 순서를 정해놓고 돌아가면서 한 회사가 높은 가격으로 낙찰받도록 했는데, 9년 동안 그 규모가 2조 3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찬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8년 입주한 9천500여 세대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시공 당시 건설사가 싱크대, 붙박이장 같은 이른바 '빌트인 가구' 공사를 위해 입찰 공고를 냈는데,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3곳이 담합해 현대리바트가 낙찰되게끔 밀어준 정황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런 담합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9개 업체가 가담해 783건이나 이뤄진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입찰 규모는 2조 3천261억 원에 달합니다.
업체들은 제비뽑기 등으로 미리 낙찰받을 순서를 정한 뒤 단체 채팅방 등에서 실행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 업체가 '이번 현장은 저희 차례'라며 42억 5천만 원에 입찰을 들어가겠다고 하면 이른바 '들러리 업체'들이 이보다 높은 43억, 43억 8천만 원을 쓰겠다고 모의하는 식입니다.
낙찰 예정사가 들러리 업체들이 낼 허위 입찰 견적서를 만들어 보내주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담합의 폐해는 5% 정도 가구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정섭/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 : 아파트 가격을 상승시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어렵게 하는 '빌트인 가구' 업계의 고질적 담합 관행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검찰은 가장 먼저 자진 신고한 현대리바트는 형벌 감면 제도에 따라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8개 회사와 대표 등 임직원 14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가구업체들은 "혐의 인정 여부는 답하기 어렵다"며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김승태, 영상편집 : 윤태호, CG : 최재영·강윤정)
박찬근 기자geu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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