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에 '우선매수권' 주겠다지만…구제책으론 역부족
다른 한편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오늘 내놓은 피해자 구제 방안이 논란입니다. 전세 사기 주택을 경매할 때 피해자에게 먼저 살 수 있는 권리를 주겠다는 건데, 정작 피해자들은 큰 도움이 안된다고 말합니다. 정부가 돈 한푼 안 쓰고 생색만 내려는 거 아니냐,하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20일) 오전 국민의힘과 정부의 당정협의회.
전세사기 주택을 경매할 때 피해자에게 우선매수권을 주는 걸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박대출/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피해 임차인이 거주 주택 낙찰 시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저리 대출을 충분한 거치기간을 두어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선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야 합니다.
경매 입찰자가 많으면 값이 오르는 것도 부담입니다.
[박모 씨/전세사기 피해자 : 그냥 여기서 눌러살라는 소리밖에는 안 되죠. 그렇다고 건물 자체가 관리가 잘된 것도 아니고. 여기서 평생 계속 살다가 돈(대출금) 그거 다 벌 때까지 계속 있어야 된다는 거죠.]
[장모 씨/전세사기 피해자 : 처음에는 매수도 고려했는데, 집 자체가 계속 안 좋은 상태니까 매수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에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에 빨리 돈을 받고 나가고 싶은 게 먼저죠.]
2007년 임대주택 부도 사태 때 도입했지만, 실제로 매수권을 쓴 세입자는 별로 없었습니다 사실상 실패했던 제도인 셈입니다.
정치권에선 '선 지원, 후 자금회수' 방안을 대안으로 거론합니다.
일단 정부 기관이 피해자에게 보증금의 일부를 돌려주고, 집을 사들인 다음 나중에 팔거나 임대주택으로 돌려 자금을 회수하잔 겁니다.
하지만 오늘 당정의 대책에선 빠져 정부 재정을 안 쓰려는 게 아니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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