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우리 차례"…9개 가구업체, 단톡방서 입찰담합
새 아파트에 설치된 싱크대나 붙박이장 같은 걸 빌트인 가구라고 하죠. 가구 업체들이 빌트인 가구 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서로 순번을 정해 입찰 가격을 짜고 친 걸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이런 담합 때문에 아파트 분양가가 올랐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지성 기자입니다.
[기자]
가구업체 관계자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입니다.
한 업체 직원이 '제비뽑기'에 따라 이번 공사 현장은 자신들 차례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업체 담당자가 입찰 금액만 알려달라고 말합니다.
나머지 회사들은 그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겠다고 전합니다.
낙찰 순서를 미리 정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들러리를 선 겁니다.
이번엔 두 회사가 아파트를 단지별로 나눠 공사를 맡는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낙찰 순번인 업체는 들러리 업체에게 견적서를 보내며 '흔들었다'고 말합니다.
담합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견적서를 손봤으니, 그대로 내면 된다는 겁니다.
한샘과 에넥스 등 9개 가구업체는 지난 2014년부터 약 9년 동안 아파트 공사현장 780곳에서 입찰 담합을 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2조 3천억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검찰은 자진신고를 한 현대리바트를 제외하고, 8개 법인과 관계자 12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가운데는 최양하 전 한샘 회장도 포함됐습니다.
검찰은 빌트인 가구 입찰 담합이 아파트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미쳐 서민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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