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김만배에 “앞뒤 너무 안맞아...차라리 진술 거부하라”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법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원장, 그리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의형제’를 맺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정진상씨가 자신에게 20억원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했고, 과거 천화동인 1호가 ‘유동규 것”이라고 한 것은 허언이었다고 했다. 김씨는 유동규씨와 남욱 변호사에게 호의로 돈을 줬다고 말했다가 재판부로부터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2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용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2014년 6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직후 김씨와 정진상씨, 김용씨, 유동규씨가 의형제를 맺으면서 이들이 유착 관계를 이어왔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한번도 의형제를 맺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검찰이 “남욱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4인(김만배·정진상·김용·유동규) 식사 모임 당시 의형제를 맺었다고 증인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고 하자, 김씨는 “그건 남욱 생각”이라며 “나이 오십 가까이 돼서 의형제 맺는 게 쉽나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진상씨는 좀 딱딱한 사람이라 나에게 형이란 소리를 안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2020년 7월 대법원이 이재명 대표의 과거 선거법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 판결을 하기 전 권순일 대법관 사무실을 수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기된 ‘재판 청탁’ 의혹도 부인했다. 권 전 대법관은 김씨가 50억원씩 주기로 했다는 정치인, 법조인 등을 가리키는 이른바 ‘50억 클럽’에 포함돼 있다는 의혹도 받는다. 김씨는 “권 전 대법관이 책을 쓰고 있어 상의차 많이 갔다”며 “법률신문을 인수하고자 대한변협 회장을 소개해 달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에 민원을 넣은 적이 없다”며 “이 대표 재판에 관심도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또 검찰이 “유동규씨가 대법원 판결 선고 전부터 정진상씨가 증인에게 20억원을 요구했다”고 묻자, “정진상씨는 저하테 그런 요구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런 관계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동규씨가 대장(이재명 대표)이 대선에 나갈건데 형 20억원 해줄 수 있느냐고 해서 나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이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자는 ‘자신’이라며 ‘유동규 것’이라고 말한 부분은 허언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21년 1월 유동규씨에게 5억원을 주면서 4억원은 남욱씨에게 전달하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남씨에게 돈을 주려고 한 이유에 대해 “남욱과 공통비 문제로 서로 힘든 상황이라서 풀려고 줬다”고 했다. 검찰이 “유동규씨에게 5억원을 주면서 걸리면 네 명 다죽는다고 했는데 누구냐”고 묻자, 김씨는 “유동규, 정영학, 남욱, 김만배”라고 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진술 앞뒤가 너무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공통비 편입 부분도 그렇고 ‘네 명 다 죽어’도 그렇고, 화해의 제스처로 남욱에게 줬다는데 죽는다고 (하나)”라며 “만들어내지 말고 본인 혐의와 관련된 부분은 거부권을 행사하는게 맞다. 모순된 진술이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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