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시대…가장 ‘완벽한 답’ 찾기 위한 혁신 필요 [인공지능 챗GPT 포럼]
챗 GPT로 촉발된 인공지능(AI)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과 경기일보가 공동 주최한 ‘인공지능 챗- GPT 포럼’에는 인공지능 관련 전문가 이 외에도 역사, 철학, 문화 등 다양한 인문학자들이 모여 인류 문명을 바꿀 챗 GPT 시대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봤다.
최종식 경기일보 기획이사를 비롯해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 △구영현 세종대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장 △오재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철학박사) △최동준 컨설팅학 박사 △박진호 고려대 연구교수(문화재디지털복원가) △김상헌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공학박사) △김태현 한국문화원연합회 지역문화진흥팀장이 참여해 챗 GPT를 둘러싼 현안을 공유하고 토론을 이어나갔다.
전문가들은 “챗 GPT를 둘러싼 지나친 불안과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새로운 혁명이 시작되는 만큼 과감한 전환이 필요한 때”라며 대응책을 주문했다.
■ 챗 GPT, 인간의 욕망이 반영…미래를 위한 개발 등에 힘써야
포럼은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의 ‘인공지능 챗 GPT, 인간의 조력자인가? 파괴자인가?’를 주제로 한 기조발제로 시작됐다.
강 원장은 “챗 GPT에 오류도 많다. 완벽한 답을 내는 것은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불가능할 것”이라면서도 “결국 마지막엔 사람이 보완해야 하고, 마지막에 판단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챗 GPT의 조력자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강 원장은 챗 GPT의 표절 문제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현재의 법률과 가치 체계 시스템이 인공지능으로 촉발된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는데 방해가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 원장은 “챗 GPT 같이 우리에게 굉장히 유용한 기술에 표절 등을 우려하며 ‘문제’라고 단정 짓는 것은 굉장한 문제”라면서 “결국 현재의 사회 시스템이 챗 GPT나 인공지능을 대응하기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의 산업 사회의 논리를 가지고 인공지능의 문제를 대응하는 건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강 원장은 “실제로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조력자가 될 것은 분명하지만 굉장히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갖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이 논의는 기술자만이 하는 게 아닌 공학자와 사회과학자, 인문학자 등이 다양하게 모여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 발표자들은 인공지능의 현 위치와 학습 시스템, 사람과 인공지능의 미래, 문화로서의 인공지능, 지식생태계를 둘러싼 미래 전망 등을 다양하게 논했다.
구영현 세종대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장은 ‘인공지능은 어디까지 왔을까?’를 통해 기술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인공지능의 미래 등을 전망했다. 그는 “사실 인공지능은 그동안 현재까지 단기간에 우상향해 올라 온 것이 아니라 빙하기를 총 3차례 이상 겪었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이 특이점을 지나서 앞으로는 이런 빙하기가 오지 않고 인공지능 발전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 센터장은 챗GPT가 나오면서 사람과 같은 지능과 마음을 가지고 느끼는 강한 인공지능이 나왔다며 이에 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강한 인공지능이 인공지능 발전의 최종 목표인데, 정확히 더 대중적인 용어는 AGI다. 인공지능의 최고 높이인 AGI는 2040년, 빨라야 2030년에 도달할 것으로 많은 학자들이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 나온 기술을 지나치게 맹신하지 말고, AGI 기술 개발에 힘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재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철학박사)은 ‘피노키오가 사람이 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인공지능의 미래를 상상하다’ 주제 발표에서 챗GPT를 피노키오에 빗대어 큰 틀에서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 인간의 영역에 진입하려는 기계로 설명했다.
오 연구위원은 “지난 3월21일 챗GPT에게 ‘피노키오가 사람이 되기 위해 뭐가 필요하냐’고 질문했는데 챗GPT가 대답으로 첫 번째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 어른이 되면 배울 것 많기 때문에 지혜를 쌓아야 한다. 세 번째 다른 사람 입장 존중, 배려해야 한다. 네 번째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다”며 “피노키오를 만든 독거노인 제페토는 도란도란 말할 사람이 필요해 피노키오를 만들었다. 우리도 역사적으로 컴퓨터, 기계를 만들어 빠르고 정확하게 노동을 대신할 수단을 얻었지만 점차 욕심을 내 우리를 완벽히 묘사할 수 있는 복제물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가장 가성비 높은 기계에 신체를 부여하지 않을까라는 추정을 해본다”며 “인간이 외롭기에 자신과 꼭 닮은 유사도를 만들어서 교감을 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인공지능에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 등 필요
최동준 컨설팅학 박사는 ‘인공지능은 어디에서 어떻게 공부할까?’를 주제로 인공지능의 학습방법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는 인터넷 상의 웹사이트 신뢰성 높이기와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최 박사는 “챗 GPT는 수 백 만개의 웹사이트에서 자료를 수집하는데 이는 약 40개 언어, 웹사이트, 블로그, 뉴스, 아카이브 사이트 등을 네트워크 하는 방식으로 공개된 웹사이트 통해서 정보를 수집·학습한다”며 “블로그나 개인 웹사이트 등 전문가 검토 없이 공개된 자료를 챗 GPT가 학습할 경우 답변의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콘텐츠는 인공지능의 데이터 수집, 학습 시차로 신뢰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고 디지털 콘텐츠를 등록할 때 인공지능 학습에 친화적 구축(개방형 포맷 확산에 주목)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인공지능 학습 시킬 경우 신뢰성 있는 웹사이트에서 자료를 활용하게 하는 자세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챗 GPT를 통한 문화재복원, 역사와 문화 콘텐츠 복원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박진호 고려대 교수(문화재디지털복원가)는 ‘챗 GPT와 역사인물 디지털 휴먼’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챗 GPT로 말미암아 여러 기업, 기관과 힘을 합쳐 인류를 이롭게 할 유토피아를 그려나갈 것”이라며 “기술적 발전과 조력 등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소통한다면 과거의 역사와 문화를 현재로 재현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구축된 교육, 사회 시스템이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헌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인공지능과 지식생태계’ 주제발표에서 “시공간 제약 없이 지식을 전달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음에도 교실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어 표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공지능과 저작권의 문제는 복제의 문제, 표절의 문제를 어떻게 밝혀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논문을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면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인공지능에 대한 고민이 과거 러다이트 운동 때 처럼 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앞으로 어떤 세계를 만들어갈 것인가 함께 고민하면서 ‘교육’을 제일 먼저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식 경기일보 기획이사는 “언론이 이런 챗 GPT로 인해 우려되는 부분을 어떻게 해소시키고 공론화 해야 할지 의제를 설정해야 한다. 이번 포럼은 앞으로 이러한 부분에서 방향성을 설정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챗 GPT 포럼 토론 “정부, 규제에 연연하지 말고 창의력 극대화 정책 세워야”
이어진 토론에서는 강진갑 원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오재호 연구위원, 박진호 연구교수, 김상헌 교수, 김태현 팀장이 참여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인공지능 기술을 공급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활용성을 높일까.
-김상헌 교수 : 지금의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선 특정분야의 전문가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교육은 최고의 전문가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가 아닌, 전문가 대량 생산을 위한 편의적인 시스템이다.
▲중앙·지방 정부에 제안할 챗 GPT 대응 방안은.
-오재호 연구위원 : 기술발전을 보면 인간이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는 가운데 혁신과 발전이 이뤄졌다. 그 중 정부의 역할을 늘 규제였다. 지금은 지킬 수 있는 것과 지킬 수 없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 텍스트 지식의 소유권은 더 불분명해져 공동자원이 될 시대가 올 것이다. 규제에 연연하지 말고 지킬 수 없는 것은 창의력을 극대화 하는 정책을 세우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박진호 연구교수 : 챗GPT가 등장하면서 지난 3년 동안 호황을 누렸던 메타버스 얘기가 쏙 들어갔다. 정책으 늘 등떠밀기식으로 진행되는 듯하다. 챗 GPT가 등장한 지금부터 중요하다. 챗 GPT와 같은 똑같은 원천 기술을 잠시 보유하고 이걸 통해 K팝이나 K콘텐츠, 한류의 무엇을 더 보호한다던지,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잘 알고 우리가 할 수 있으면서 더 잘해서 정상에 갈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김상헌 교수 : 정부에서 제일 먼저 대응해줄 부분은 인공지능의 훈련을 위해선 신뢰성 높은 정보가 잘 읽힐 수 있도록 대응을 하는 거다. 이미 웹사이트에 올라온 예전 공문서의 아래한글, 그 중 박스가 쳐진 부분은 데이터가 읽히기 어렵다.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게 가장 급하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서강준 기자 seo97@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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