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에 홀딱 반한 루이비통…4년 전부터 러브콜 보냈다

김시균 기자(sigyun38@mk.co.kr) 2023. 4. 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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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피부 분석 솔루션 韓업체
기술력 인정 받아 도입 추진
[사진 = 연합뉴스]
프랑스의 세계 1위 럭셔리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과 손잡고 화장품 협업에 나선다. 삼성전자 사내벤처서 출발한 인공지능(AI) 피부분석 솔루션 업체 룰루랩이 주인공이다.

LVMH는 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뷰티 유통 브랜드 세포라를 시작으로 룰루랩의 분석 솔루션 도입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룰루랩 관계자는 18일 “LVMH 그룹 화장품 브랜드들의 VIP 고객을 염두에 둔 프리미엄 AI 피부 분석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사는 우선 세포라의 글로벌 오프라인 매장내 키오스크에 룰루랩의 AI 피부 분석 솔루션을 탑재하고 각 화장품 브랜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App)에 룰루랩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쓰게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라는 현재 전 세계 36개국에 걸쳐 300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룰루랩은 코넬대 생명공학과를 졸업한 최용준 대표(37)가 삼성전자 입사 후 사내벤처에 제안한 피부 데이터 기반 AI 뷰티·진단·예측 사업을 스핀오프(회사분할)해 2017년 5월 설립됐다. 매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2019년부터 4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고 지난해엔 2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도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이 회사는 200만건이 넘는 글로벌 피부 데이터를 보유 중인데, 이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글로벌 경쟁사의 10배 이상 규모다. 지난 2021년부터는 하드웨어(디바이스)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개인의 피부 상태를 정확하게 AI로 분석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룰루랩 관계자는 “연내 10~30대를 대상으로 AI가 피부 상태를 분석하는 자체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남성 두피를 케어하는 AI 솔루션도 올해 출시해 해외 3개 국가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LVMH 그룹이 룰루랩에 ‘러브콜’을 보내게 된 것은 지난 2019년부터였다. 그해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최대 스타트업 기술박람회 ‘비바테크’(viva tech)가 5만 6000m² 규모 전시장에서 125개국 1만3000여개 스타트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된 룰루랩의 최용준 대표가 LVMH 그룹 관계자들 앞에서 자사 기술력과 비전에 대해 발표한 것이 계기였다. 아르노 LVMH 총괄회장과 함께 그의 차남 알렉상드르 아르노, LVMH APEC 대표, 세포라 코리아 대표 등 LVMH 그룹 핵심 인사들이 모두 모인 자리였다. 아르노 회장이 많은 관심을 보였던 룰루랩을 LVMH 본사가 수년 간 지켜봐왔고, 조현욱 LVMH코리아 대표도 룰루랩을 적극 지원하면서 양사간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는 후문이다.

룰루랩 관계자는 “지난 3월에도 서울 청담동에서 열린 LVMH 그룹 사내 행사에 참가했다”면서 “아르노 그룹 회장 일가와 조현욱 한국지사 회장 등 100여명의 LVMH 그룹 내 주요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 개선된 기술력과 관련 사업의 현황 및 비전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룰루랩의 AI 피부 진단 솔루션은 뷰티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피부질환 진단, 예측뿐만 아니라 얼굴 영상을 통해 AI 근육의 미세한 변화까지 추적하기 때문에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노인성 질환까지 향후 조기 진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룰루랩은 글로벌 헬스케어 업체로 나아가기 위해 피부 데이터와 만성질환 지표 데이터 간 융합을 바탕으로 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고, 국내 유수 대학병원과 건선, 아토피 등 피부질환 15종에 대한 AI 솔루션 개발도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룰루랩 관계자는 “최근에는 미국 최대 스파 유통사 ‘헬스 핏 시스템즈’와 350억 규모 계약을 맺었다”며 “AI 피부분석 기업으로는 최초로 미국 스파시장에 진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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