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지방대학 마지막 기회, 글로컬대학?”
[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GLOCAL', '세계적인'을 뜻하는 Global과 '지역적인'을 뜻하는 Local, 이 두 영단어의 합성어로 세계적이면서도 지역적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이 '글로컬'이라는 단어에 전국 지방대학의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교육부가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한 대규모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글로컬대학'이라는 이름을 붙였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겠다는 건데, 선정된 대학에는 5년 동안 1천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올해 10곳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30개 대학까지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는데요.
지난 3월, 글로컬대학위원회가 출범했고, 사업이 구체화 되면서 사업명은 '글로컬대학 30'으로 확정됐습니다.
그리고 그제, 확정된 구체적인 추진방안이 발표됐는데요.
발표일부터 6주 동안 지방대학들의 예비 지정 신청을 받은 뒤, 6월 중 15개 내외의 대학을 예비 지정하고, 9월 말에 본 지정 10개 대학을 선정한다는 결정입니다.
[김중수/교육부 글로컬대학위원회 위원장/그제 :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된 대학이 혁신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혁파하여 혁신의 디딤돌을 제공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교육부가 제시한 글로컬대학의 모델은 뭘까요?
이주호 장관의 말을 빌리자면 한마디로 '과감한 변화와 자기희생'입니다.
국립대학의 시립화나 도립화, 또 정부 출연연과 지방대학의 통합 같은 예를 들었고요.
학문 간 융합과 학과 구조 개편, 과감한 교원 인사 개혁 같은 방안을 사례로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촉박한 일정에 지방대학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습니다.
각 지방대학에서는 글로컬대학에 선정되지 못하면 존폐 위기에 처할 거란 긴장감까지 고조되는 가운데, 대전에서는 모든 4년제 대학이 뛰어들었고요.
충남대와 한밭대는 그동안 추진하던 양교 통합과 출연연과의 협력을 글로컬대학 선정의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정종율/충남대 기획처장 : "한밭대학교와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같이 준비를 하고 사업 계획서에 통합 과정을 담자'라고 해서 현재 공동 TF(전담 조직)를 운영 중에 있습니다. 그다음에 일부 정부 출연연구소와도 같이 대학 내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을…."]
하지만 충남대학교를 중심으로 내부 구성원들 간 반대의 목소리도 거센 상황입니다.
교육부는 통합을 추진하는 대학이 있다면 공동 신청서를 낼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사업에 선정될 경우 1년 안에 통합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선정 취소와 지원금 환수까지 예고하고 있는데요.
충남대 교수회는 "구성원들 모두가 동의하는 통합을 이뤄내기에 기간이 짧다"면서 "졸속 추진"이라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충남대 측은 "교육부가 구성원들의 동의를 전제하고 있는 만큼, 사업 계획서 제출 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것"이란 설명인데요.
실제로 교수 노조 등 곳곳에서도 이번 교육부 정책에 대해 "보여주기식 사업이고, 위기에 처한 지방대학들의 통폐합을 시장에 맡겨 아무렇게나 추진하겠다는 사고방식" 이라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
이런 여론을 인식한 교육부도 해명에 나섰습니다.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대학만 살리고 나머지는 다 죽이는 사업이 아니다"라면서 "모든 대학에 혜택이 돌아가는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는데요.
글로컬대학을 시작으로, 지역과 다른 대학에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가지치기가 적당하면 나무가 더 건강해지고, 지나치면 죽게 되죠.
지방대학을 살리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교육부가 빼 든 칼, '글로컬대학'이라는 이 칼의 가지치기는 결과가 어떨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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