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흔들리는 '전략적 균형'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번 사안 외교안보팀 엄지인 기자와 좀 더 짚어 보겠습니다.
엄 기자, 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하루 만에 거친 반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대통령 발언의 무게감을 고려하면, 어쩌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반발일 수도 있는데, 우리 정부는 뭐라고 합니까?
◀ 기자 ▶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대응에 제법 차이가 있습니다.
러시아에 대해선 원론적인 입장이다, 당장 바뀌는 건 없다, 말을 아끼고 있는데, 아무래도 전쟁과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고요.
중국에 대해선 보다 강경한 입장입니다.
앞서 보셨지만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이다, 국격을 의심케 하는 외교적 결례다", 이례적으로 거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상대국 정상에 대해서 '말참견'이라는 중국의 거친 표현에 맞대응하는 차원이면서 우리 정부가 대만 문제에 대해서 기존에 강조해 온 보편적 원칙이란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정책 방향과 맞닿아 있는데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대만을 통일 대상으로 보는 중국, 하나하나 민감한 문제라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이 왜 굳이 이 시점에, 반발이 뻔히 예상되는 사안을 특히 러시아 입장에서는 전쟁 참전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을까.
앞서도 언급했지만 결국 곧 있을 한미정상회담 때문으로 봐야겠죠?
◀ 기자 ▶
한미정상회담이 다음 주로 예정되어 있는데요.
12년 만의 국빈 방문이기도 합니다.
그전에 미국의 오랜 요구에 호응하고 성의를 보여주면서, 미국으로부터 어떤 상응하는 대가를 기대하는 게 아니냐 이런 해석이 나오는데요.
지금보다 더 구체적이고 강화된 방식으로 미국과의 군사적 협력을 이끌어낸다든지 미국의 전략핵을 통해 안전장치를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우리가 기대하는 미국의 그 대가라는 게 결국은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거 아니겠습니까.
북핵 문제 해결에 필수적인 것이 러시아와 중국이란 말이죠.
그런데 이들의 반발을 키우면서 미국 쪽에만 다가가는 거, 더 현실적으로 득이 되는 선택일까,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 기자 ▶
미국과 동맹을 지키면서 중국·러시아의 반발을 최대한 피하는 것, 이게 지금까지 우리 외교가 취해 온 전략적 균형·전략적 모호성이었습니다.
지금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잘 안 되는 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 때문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대놓고 미국 손만 들겠다는 건 한미일 대 북중러로 표현되는 대립 국면을 더 고착화시킬 수 있습니다.
미국이 한일관계 밀착을 주문하는 것도 이것과 맞물려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북한을 압박하고 고립시킨다는 계획에 당장 차질이 불가피하고, 북한이 제어가 어려운 상황을 악용해서 핵·미사일 고도화하고 위협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최대한 적을 만들지 않는다'는 외교의 틀이 흔들렸다는 우려가 나오고, 너무 일찍 대놓고 우리 카드를 보여줬다, 이런 비판도 많습니다.
김종대 전 의원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김종대/전 정의당 의원(연세대 객원교수)] "청구서를 다 받아놓고 시작하는 정상회담 그다음에 밀린 숙제하듯이 선생님 찾아가는 학생 같은 정상회담 이게 좀 곤혹스럽다는 거예요."
◀ 앵커 ▶
러시아와 중국이 지금은 말로 받아쳤지만, 곧 행동에 나설 가능성,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는데 어떻습니까?
◀ 기자 ▶
러시아가 우리를 비 우호국으로 지정했는데, 러시아가 추가 경제 제재에 나선다거나, 중국이 다시 비자 발급을 중단하거나 어렵게 만들 가능성, 무역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우려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러시아에 대한 비판적 입장과는 별개로 한 번 발을 들이면 빼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정적인 상황이고 가능성 차원이라지만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말한 것이어서, 다음 주 한미정상회담까지 좁아진 외교적 입지를 어떻게 푸느냐가 과제로 더해지게 됐습니다.
영상편집 : 안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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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안준혁
엄지인 기자(umji@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76106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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