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이유 있었다…빌트인 가구 2조 원 담합

2023. 4. 2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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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명 가구업체 여덟곳의 담합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신축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들어가는 빌트인 가구 입찰에서인데요. 

9년 가까이 지속된 담합 과정에서, 5%정도 비싸진 가구 가격은, 고스란히 입주자들의 부담이 됐습니다. 

김민곤 기자입니다. 

[기자]
오는 6월 준공을 앞둔 서울 반포의 재건축 아파트.

3.3제곱미터당 분양가가 5천만 원 가까이 됩니다.

안에는 빌트인, 이른바 붙박이 가구가 설치됐는데, 검찰 수사 결과 가구 업체간 담합이 있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담합 참여 업체는 한샘과 에넥스 등 국내 유명 가구사 8곳.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건설현장 780곳에 들어갈 붙박이 가구 입찰이 담합 대상이었습니다.

업체들끼리 미리 정한 순서대로 낙찰을 받으려고, 나머지 업체는 일부러 비싼 값을 부르는 '들러리' 입찰이 이뤄졌습니다.

업체 직원들끼리 SNS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서 회사 기밀인 견적서는 물론 업체별 입찰액까지 공유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9년간 담합해 참여한 입찰액은 2조 3200억 원대에 이릅니다.

담합 영향으로 낙찰가가 자유 경쟁 입찰 때보다 약 5% 정도 높아지면서

중장기적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줬다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이정섭 /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
"내 집 마련의 꿈을 어렵게 하는 빌트인 가구업계의 고질적 담합 관행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검찰은 임직원 12명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당초 수사 대상 업체에는 업계 1위 현대리바트가 포함됐지만 담합을 자진신고 했을 경우 형벌을 감면해주는 '리니언시' 규정에 따라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곤입니다.

영상취재: 이호영
영상편집: 이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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