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스쿨존 참변' 그 이후…"음주단속 시민의식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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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단속 중입니다. 세게 불어주세요."
20일 오후 1시 30분쯤, 대전동부경찰서와 판암파출소 소속 교통경찰관 7명은 동구 세천동 세천2교 인근 도로에 음주단속 표지판과 라바콘을 줄 세우며 음주운전 단속 시작을 알렸다.
그중 한 시민이 경찰관에 가까이 다가가 "여기서 갑자기 단속을 왜 하는 거냐"고 묻자 경찰관은 음주운전 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라며 자초지종을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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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단속 신기", "교통 체증 불편 감수해야" 시민 반응
경찰, "지난해 대비 적발 건수 줄어…단속 홍보 중요성 절감"
"음주 단속 중입니다. 세게 불어주세요."
20일 오후 1시 30분쯤, 대전동부경찰서와 판암파출소 소속 교통경찰관 7명은 동구 세천동 세천2교 인근 도로에 음주단속 표지판과 라바콘을 줄 세우며 음주운전 단속 시작을 알렸다. 경찰은 최근 지역에서 벌어졌던 '스쿨존 참변' 등을 비롯, 전국적으로 음주운전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14일-내달 31일을 '음주운전 특별 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주·야간 일제 단속을 시작했다.
이날 경찰은 대낮 음주 단속을 위한 장소로 시내 중심가가 아닌 옥천군으로 이동이 가능한 국도 인근을 선택했다. 동구와 옥천군을 오가는 차량이 많기 때문이다. 혹시 모를 도주차량에 대비해 순찰차 3대도 주변에 배치했다.
단속을 시작한 지 30분 정도 지났을 때 처음으로 음주감지기가 '삐- 삐-' 소리를 냈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화들짝 놀란 60대 남성은 트럭을 갓길에 세우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면서 술이 아닌 꾸지뽕열매가 담긴 설탕물을 마셨다며 옆에 있던 플라스틱 병을 들어보였다.
경찰관은 구강 내 잔류 알코올에 의한 측정 방지를 위해 남성의 입안을 물로 헹구도록 한 뒤 이번엔 음주측정기를 사용했다. 결과는 0.000, 정상이었다.
단속 경찰관은 "우선 음주감지기로 음주 여부를 확인한 뒤 경보가 울리면 음주측정기로 재확인한다"며 "가끔 입 안에 있는 잔류 알코올 때문에 감지기가 울리는 경우도 있어서 확실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워셔액 냄새 때문에 감지기가 반응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단속이 1시간 넘게 이어지자 일부 시민들은 신기한 눈으로 구경하기 시작했다.
그중 한 시민이 경찰관에 가까이 다가가 "여기서 갑자기 단속을 왜 하는 거냐"고 묻자 경찰관은 음주운전 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라며 자초지종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자 한쪽에 모여있던 시민들이 "최근에 지역에서 있었던 스쿨존 사고는 너무 끔찍했다", "음주 운전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상기된 반응을 보였다.
음주 측정을 기다리는 차량 행렬이 길게 이어지자 불만을 토로하는 운전자도 있었다. 급한 볼 일이 있다는 한 운전자는 "빨리 가야 하는데 자꾸 시간이 지체 돼 걱정"이라며 "왜 밤이 아닌 대낮에 단속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운전자 대부분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묵묵히 음주 측정에 응했다. 또 다른 운전자는 "바쁜 건 사실이지만,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어린 딸을 키우는 입장이라 이번 일(스쿨존 사고)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음주 단속을 강화해서라도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시간 30여 분 만에 끝난 이번 음주 단속에서는 다행히 한 명도 적발되지 않았다.
음주 단속을 지휘한 김기호 경감은 "스쿨존 참변 이후 시민들이 음주운전 단속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며 "시민의식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동부서 기준) 지난해와 비교하면 음주운전 단속 적발 건수가 엄청 감소했다. 교통안전계가 적발 건수 서류를 교통조사팀으로 보내는데 하루 4건이 기본, 많으면 8건이었다. 올해는 매일 1-2건이 전부"라면서 "정부나 지자체, 경찰청에서도 단속 한다고 홍보하는 게 큰 역할을 차지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으로도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동부서 소속 신승목 경장은 "앞으로 날씨가 더워지면서 음주 단속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선제적인 예방과 단속을 통해 음주 운전이 감소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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