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채 보유 부부 잠적…“19살부터 번 돈 몽땅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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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사건이 이젠 수도권을 넘어 대전과 부산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한 집주인, 또, 발만 동동 구르는 세입자.
많이 본듯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의 한 빌라.
엘리베이터에 쪽지가 붙었습니다.
전세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는데 집주인과 연락이 안된다며 주의를 당부합니다.
이 빌라 주인은 70대 정모 씨와 60대 박모 씨 부부.
이달 초 연락을 끊고 종적을 감췄습니다.
[피해 세입자]
"소식조차 모르고 소재지 파악도 안 되고 있으니까 그냥 마냥 하루하루 기다리고 있죠. 계약하기 전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부부가 소유한 빌라와 오피스텔 건물은 현재 파악된 것만 4동, 이곳의 89세대 세입자가 낸 전세보증금은 54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대부분 사회 생활을 갓 시작한 20대나 신혼부부들입니다.
[피해 세입자]
"제가 19살 때부터 일했거든요. 이때까지 일한 돈을 모두 잃고 심지어 빚이 생겼으니까 너무 슬픈 상황이죠.“
오늘 계약이 만료된 세입자 1명은 끝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이사도 못 가는 처지가 됐습니다.
[피해 세입자]
"4월 4일 회사를 퇴사를 했어요. 그런데 집주인이 도망갔고, 다시 회사에 부탁을 해서 재입사 해서 일을 하고 있고, 한번에 돈을 모두 잃었으니까요."
대전에서도 30대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고소가 20여 건 이어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현재까지 55세대가 55억대 보증금 피해를 입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전 전세 사기 피해자]
"(집주인) 통장하고 보증금이 있다고 했던 전셋집을 대상으로 제가 압류를 걸었어요. 확인해 보니까 통장에 돈이 1만 원도 없었고. 보증금 2억 원이 있다고 했던 것도 거짓말이었고."
집주인들은 대부분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무자본 갭투자를 악용했습니다.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없는데도 집값이 오를 거란 기대에 '보증금 돌려막기'로 버티다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박영래
영상편집 : 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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