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미술관 찾은 영화…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도

최재훈 2023. 4. 2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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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부산현대미술관 2층 전시실이 영화관으로 바뀌었습니다.

미디어 설치작품뿐 아니라 실제 영화 100여 편을 상영합니다.

'극장 을숙'은 의자와 스크린, 음향, 방음 시설까지 기존 극장 그대로입니다.

몽골의 나담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훈련하는 10살 소녀 기수와 그 가족 이야기를 다룬 16분짜리 단편영화 '주드'부터 일본 교토현 산간지역 마을을 14개월 동안 촬영한 8시간짜리 장편영화 '일과 나날'까지.

공상과학과 환경, 기후 세 장르의 픽션과 논핀셕 영화 80여 편을 넉 달 동안 상영합니다.

[김가현/부산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 "보통 환경주의자들 과격한 환경주의자분들이 계시잖아요. 그런 식으로 풀지 말고 느긋하게 그리고 천천히 조용히 기후변화를 얘기하는 영화를 한번 모아보자 해서 그런 영화 위주로 저희 상영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극장 행성'에 들어서면 스콧발리의 실험적인 영화를 만납니다.

아이폰으로 촬영한 나무와 동물, 사물 등을 저노출로 촬영해 식별이 어렵게 함으로써 오히려 소리를 느끼게 합니다.

흐릿하고 오묘한 이미지는 영화 속에서 그림을 보는 듯 한 효과를 연출하며 장르 경계를 허물어냅니다.

'시네미디어 존'으로 들어가면 어둠으로 뒤덮인 깊은 바닷속에 누워 있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태양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빛에 의존하지 않는 생물들의 생태계가 펼쳐지고, 그곳마저 탐사하는 인간이 생태계 제국주의자는 아닌지 묻습니다.

[김소영/2023 부산모카 시네미디어 프로그램 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우리가 이제 위험으로 느끼고 있는 기후의 위기 이런 부분들을 영화의 역사를 통해서 또 영화만이 아니라 시네 미디어, 동영상, 오디오 비주얼, 무빙 이미지 이런 것들을 통해서 이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네미디어 라운지'에서는 인공지능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 낸 색다른 영상을 만납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춤사위를 인공지능이 까마귀로 변신시켜 새로운 미를 창출합니다.

시아노박테이리아에서부터 호모에렉투스까지 380만 년에 걸친 진화를 인공지능이 18단계로 해석해 '진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라운지에서 헤드셋을 쓰고 넓게 펼쳐진 스크린을 따라 중앙아시아 자연을 따라가면 신성하면서도 환상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부산현대미술관이 개관 5주년을 맞아 기획한 '2023 부산모카 시네미디어' 전시회는 미술관의 정체성을 모색하기 위한 것입니다.

[강승완/부산현대미술관 관장 : "부산현대미술관하면 생각나는 시그니처 전시가 없었는데요. 이 영화 전시, 부산모카 시네 전시를 통해서 부산현대미술관 하면 떠오르는 그런 대표적인 전시로 만들기 위해서 2년에 한 번씩 개최할 예정입니다."]

을숙도라는 섬에 자리하며 '생태'에 집중했던 부산현대미술관이 영화도시 부산에서 '느린 영화'와 '느린 과학'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재세계화'라는 제목으로 그린 것입니다.

장르의 경계를 넘어 예술 관람 방식의 경계마저 허무는 새로운 시도에 동참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영상편집:백혜리

최재훈 기자 (jhh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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