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주말&문화] 마당극으로 본 ‘진주 형평운동’ 100주년
[KBS 창원] [앵커]
경남 주말엔 문화, 오늘은 100년 전 진주에서 일어난 우리나라 첫 신분 해방 운동인 형평운동을 소재로 한 마당극 한 편 소개해 드립니다.
제목은 '수무바다 흰고무래'인데요.
어떤 내용인지, 진정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923년 4월 25일, 진주 남강 백사장에 사람들이 모입니다.
노비와 광대, 무당과 기생….
조선 시대 일곱 가지 천한 사람을 뜻하는 '칠반천인'이라 불리던 이들입니다.
이들이 기다리는 건 어느 백정과 백촌 강상호 선생입니다.
백정의 이름은 흰 '백(白), 고무래 '정(丁).
한자어 백정을 한글로 푼 '흰고무래'입니다.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갖은 천대를 받고 자란 '흰고무래'의 삶은 형평운동의 선구자 강상호 선생을 만나며 달라집니다.
["사람은 똑같이 다 귀한 거다."]
딸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밤낮없이 돈을 벌지만, 백정이라는 이유로 입학을 거절당하고,
["암만해도 백정 자식이 학교를 어떻게…."]
항의하다 선생과 함께 시장에서 몰매를 맞기도 합니다.
무대는 다시 1923년 4월 25일 남강변.
'흰고무래'와 선생은 '칠반천인'과 함께 진주 '형평사' 창립 대회를 위해 청년회관으로 향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분 해방 운동, 진주 형평운동을 소재로 한 진주 극단 '현장'의 마당극입니다.
바다처럼 넓지만, 물이 없는 진주 남강 백사장 '수무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백정과 조선 '형평사' 초대 임시의장 강상호 선생의 만남을 그렸습니다.
[김헌근/배우/백촌 강상호 역 : "내가 하는 강상호 역할이 선생님의 삶에 누가 되지 않도록 잘 보살펴 달라는 마음으로 선생님께 참배 드렸습니다."]
2021년 '진주 브랜드 작품 창작 공모' 선정작으로,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초연 때부터 큰 호응을 받습니다.
[김영균/배우/흰고무래 역 : "진주말을 가지고 한다는 게 굉장히 재미있고 즐겁고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도 진주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는 걸 알 수 있는 점이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올해 공연은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번 주말 진주성 야외공연장에서 두 차례 무료로 펼쳐집니다.
[고능석/연출 : "이 작품을 보시고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혹은 우리나라 전체에서 일어나는 차별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진정은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자막제작:박재희
진정은 기자 (chr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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