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우크라 무기지원 시사` 논란에… 대통령실 "러시아 행동에 달렸다"

김미경 2023. 4. 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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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 후폭풍이 거세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뒤 야당의 반발뿐 아니라 러시아 정부까지 연이어 한국 정부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도 윤 대통령의 인터뷰가 공개됐던 지난 19일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이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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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 후폭풍이 거세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뒤 야당의 반발뿐 아니라 러시아 정부까지 연이어 한국 정부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20일(현지시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적대 행위로 간주하겠다면서 한반도 안보에도 부정적 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는 무기가 어디에서 왔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은 적대적인 반러시아 행위로 간주한다"며 "무기공급은 해당 국가와 러시아 간 양자 관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당 국가의 근본적인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서도 러시아의 입장을 형성하는데 고려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접근법에 관한 것일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또 "러시아군은 민간 기반 시설이 아닌 군사 목표물에만 정밀 타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민간인 대규모 공격이나 대량 학살 등을 전제로 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도 윤 대통령의 인터뷰가 공개됐던 지난 19일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이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러시아의 첨단 무기가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의 파트너인 북한의 손에 쥐어지는 것을 보면 그 나라(한국) 사람들이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고 가세했다. 그는 이를 두고 "상응하는 조치(quid pro quo)"라고 표현했다.주한러시아대사관도 별도의 성명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무기지원은) 30년 동안 양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건설적으로 발전해 온 한·러 관계를 완전히 파괴하고, 한반도 안보 상황 맥락에서 우리의 상호 작용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러시아가 반복적으로 한국 정부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자 대통령실은 "러시아에 달려 있다"고 맞대응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원론적인 입장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인도적 기준에서 봐서 국제사회가 모두 심각하다고 여길만한 중대한 민간인 살상이나 인도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런 가정적인 상황에서 한국도 그걸 어떻게 가만히 지켜볼 수 있겠나 하는 가정형으로 표현했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은 향후 러시아의 행동에 달려 있기도 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쉽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아울러 "현재 한국이 하는 우크라이나 지원 내용에 변화가 없다"며 "인도적 지원과 재정적 지원을 올해 훨씬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필요하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재건을 위해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나라 국내법에는 바깥 교전국에 무기 지원을 금지하는 법률 조항이 없다"며 "외교부 훈령을 봐도 어려움에 빠진 제3국에 군사 지원을 못 한다는 조항은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자율적으로 그런 (무기지원)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국제사회 대열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한-러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 관리해야 한다는 숙제를 동시에 균형을 맞춰서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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