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학폭피해 알린 표예림 씨 “공소시효 없애려 싸울 것”

박수빈 기자 2023. 4. 2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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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자영업에 종사하는 20대 여성이 자신의 학폭 피해를 공개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민감한 내용임에도 '한 사람의 작은 용기로 세상이 바뀌길 바란다'며 학폭 피해사실을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며 세상 밖으로 드러냈다.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표예림(27) 씨는 20일 국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유튜브 영상을 통해 학폭 피해를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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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미용실 운영하는 20대…유튜브로 공개해 전국적 관심

- “드라마 ‘더 글로리’ 보고 용기
- 피해자 살아갈 이유 찾기 바라”
- ‘학폭 공소시효 폐지’ 청원 앞장
- 5만명 동의 받아 국회 상정예정

부산에서 자영업에 종사하는 20대 여성이 자신의 학폭 피해를 공개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민감한 내용임에도 ‘한 사람의 작은 용기로 세상이 바뀌길 바란다’며 학폭 피해사실을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며 세상 밖으로 드러냈다. 그가 올린 학교폭력에 관한 청원은 국회 회부 기준인 5만 명을 넘어섰다.

20일 표예림 씨가 12년간 자신이 당했던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하게 된 이유를 말하고 있다. 김영훈 기자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표예림(27) 씨는 20일 국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유튜브 영상을 통해 학폭 피해를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앞서 표 씨는 지난 1월 유튜브로 12년간 겪었던 피해 사실을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렸다. 당시 표 씨가 올린 ‘더 글로리, 또 다른 12년 학교폭력의 피해자 입니다’ 영상은 이날 기준 9만3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영상에 달린 600여 개 댓글에는 ‘힘내세요’ 등 응원 문구가 가득했다.

표 씨는 “경남 의령에서 초중고를 나온 2003년부터 2015년까지 12년 동안 심각한 학폭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폭행은 기본이었고, 가해자들은 제 신발에 압정을 넣어두거나, 얼굴을 변기에 박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가해자의 손길을 피하는 방법은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것밖에 없었다며, 미용기술을 배워 부산으로 도망치듯 왔다고 말했다. 표 씨는 “고등학교 진학 후 매일 밤 9시까지 가해지는 폭력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학교를 벗어나야 한다는 일념으로 미용에 전념했다”며 “학폭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고, 불안 불면 우울증 등으로 오랜 기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학폭 피해를 공개한 이유에 대해 그는 “드라마 ‘더 글로리’를 보고 용기를 냈고, 드라마에서처럼 숨기에 급급했던 모든 피해자가 살아갈 이유를 찾기를 바랐다”고 했다. 표 씨는 “지금 어딘가에 있을 가해자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며 “무엇보다 이제는 공소시효(폭행죄·5년)가 지나버린 학폭이 기한 없이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싶은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표 씨는 국회에 국민동의청원을 진행했다. 지난달 10일 ‘12년간 당한 학교폭력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원은 최근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국민동의 청원은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국회에 접수된다. 청원 내용은 ▷학폭 공소시효 없애기 ▷범죄사실에 입각한 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 ▷촉법 연령 폐지 등이다.

표 씨는 자신의 피해 사실은 공개했지만, 특정인의 가해사실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사실적시 때 명예훼손으로 되레 고소당할 우려 때문이었다. 표 씨는 “가해자에게 사과의 기회를 줬지만, SNS로 받은 ‘미안하다’가 전부였다. 진심어린 사과를 받기엔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며 “피해자가 원인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편견이 학폭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사회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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