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기자M] ‘유모차 참변’ 차량은? / 적반하장 ‘반찬 사장님’ / “이번엔 저희 차례입니다”

사건사고와 사회 이슈를 살피는 사회기자M 한범수, 정태웅입니다.

1. ‘유모차 참변’ 차량은?

[정태웅] 비극적인 사고 얘기가 나올 거 같군요. 아기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차량이 치고 갔다는 건가요?

[한범수] 맞습니다. 영상 보시죠. 어제 오후, 서울 도봉세무서 근처에서 찍혔습니다.

[정태웅] 이면도로가 나오고요. 저기서 무슨 일이 있었나 보군요.

[한범수] 네, 주황색 옷을 입은 보행자, 유모차 끌고 있습니다. 보이시죠? 지나가는 차들 없을 때 급하게 길을 건넙니다.

[정태웅] 횡단보도는 아닌 거 같은데요?

[한범수] 네, 그런데 갑자기 차 한 대가 유모차 쪽으로 갑자기 좌회전해 들어옵니다. 그러다가 결국 들이받습니다. 운전자는 물론이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 많이 놀란 거 같죠. 취재기자가 병원에 찾아가 봤습니다.

▶ 스탠딩 : 이상협 / 기자 - "유모차 안에 있던 아이는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지고 말았습니다."

[한범수] 안타깝게도 숨진 아이는 불과 세 살이었습니다. 유모차를 끌던 60대 여성, 아이 할머니라고 알려지는데요. 다행히 목숨은 구했습니다.

[정태웅]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 잘못이 있어 보입니다만, 잘잘못을 따지기 전 이런 참변을 보면 그저 안타깝고 슬퍼요.

[한범수] 그렇죠. 어쨌든 경찰은 법대로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앞을 제대로 안 보고 운전했다는 거죠.

[정태웅] 스쿨존이거나 그랬던 건 아니죠?

[한범수] 그건 아니었습니다. 그나저나 사고 차량, 알고 보니 서울 강북구의회 허광행 의장 차였습니다. 허 의장이 직접 운전한 건 아니었다고 하죠.

▶ 인터뷰(☎) : 서울 강북구의회 관계자 - "의장님이 직접 사과문을 보내셨어요. 직접 유가족분들 만나서 사죄도 드리고 오셨거든요."

[정태웅] 더는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겠습니다.

2. 적반하장 ‘반찬 사장님’

[한범수] 뻔뻔한 반찬가게 사장님이 있었나 보죠?

[정태웅] 맞습니다. 일단 사진부터 보시죠. 감자햄 짜글이라고 합니다.

[한범수] 이물질이 들어간 거 같은데요?

[정태웅] 벌레입니다. 제보자분, 반찬가게 주인에게 환불을 요구했는데요. “반 이상 먹었으니 환불은 안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하죠.

[한범수] 적반하장이네요. 포장한 상태로 배달되잖아요. 뒤늦게 벌레 들어간 건 아닐 거 같은데요.

[정태웅]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제보자가 배달 앱 후기에 항의 글 올렸거든요.

[한범수] 가게 주인이 뭐라고 답변했나요?

[정태웅] “정중히 사과까지 드렸는데, 계속 환불만을 원하셨다”, “다시는 저희 가게 음식 시키지 마세요”, “손님 같은 분 때문에 자영업자 다 죽는다”…. 이렇게요.

[한범수] 말문이 막히네요. 피해당한 소비자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더 이상 대화가 안 되는 상황 같은데요.

▶ 인터뷰(☎) :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소비자들이 1372 소비자 상담센터에 연락하거나 관할 지자체 식품위생과에 민원을 넣어서 이런 공급자들이 더 이상 비위생적인 식품 공급을 못 하도록 막는 게…."

[한범수] 피해당한 소비자분, 개인적인 감정 소모 이어가기보단 공적인 창구 통해 문제 제기하는 정공법이 더 유용할 것 같네요.

3. “이번엔 저희 차례입니다”

[정태웅] 누가 이런 말을 했을까요?

[한범수] 가구 업체 직원이 한 말입니다. 신축 아파트 지을 때 붙박이 가구도 만들잖아요. (빌트 인 가구라고 하죠.) 거기 다니는 직원입니다.

[정태웅] 카카오톡 대화방 재현한 그림이 나오는데요. A사 직원이 말하네요. ‘저번에 제비뽑기한 대로 이번 현장은 저희 차례입니다.’….

[한범수] 그러더니 42억 5천만 원에 들어가겠다고 하죠? 저게 입찰 가격 말하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B사 직원은 43억에 쓴다고 하고, C사는 43억 8천을 제시합니다.

[정태웅] 대화 흐름을 보니까 A사를 위해서 B사와 C사가 의도적으로 가격을 높이는 것 같거든요?

[한범수] 맞습니다. 입찰 앞두고 가구 업체들이 담합하고 있는 겁니다. 저러다가 검찰한테 딱 걸렸습니다.

▶ 인터뷰 : 이정섭 /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 - "9년 동안 총 2조 3천억 원 규모의 빌트인 가구 입찰 담합의 실체를 확인하고, 주요 가구사 8개 법인과 개인 12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정태웅] 업체들끼리 경쟁하다 보면, 우리 것 사달라고 납품 가격 낮추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그게 피곤하고 손해된다고 생각하니까 서로 가격을 짜 맞춘 거군요.

[한범수] 정확합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더 비싼 비용을 치러야 했죠. 지난 9년 동안, 담합 규모가 2조 3천억 원에 육박했다고 합니다.

▶ 인터뷰(☎) : 담합 기업 관계자 - "그 사이에 경영진이 다 바뀌어서 지금 금시초문인 거예요. 입장을 구체적으로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 성실히 조사에 응하고 재판에도 성실히 응하겠다…. "

[정태웅] 그런데 담합 사실이 어떻게 탄로 난 건가요?

[한범수] 독과점 모의를 자백한 사람이나 법인은 형벌을 감면해 주는 ‘리니언시’ 제도가 통했다고 합니다.

[정태웅] 네, 정의롭지 못한 일을 꾸민 자들, 누군가의 이탈로 계속 한배를 타진 못 했네요. 시장 질서 해치는 카르텔 범죄, 엄단해야겠습니다.

정태웅 기자 [bigbear@mbn.co.kr] 한범수 기자 [han.beomsoo@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영상편집 : 김미현, 유민지 그래픽 :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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