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3기 발견해도 5년 생존율 50~75%…적극적 항암 치료해야

권대익 2023. 4. 2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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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대장암은 10만 명당 54.3명이 발생해 갑상선(56.8명)과 폐암(56.4명)에 이어 국내 발생 3위암이다(중앙암등록본부, 2020년 기준). 2019년에는 4위였다가 한 계단 올라섰다.

다행히 대장암은 대장 내시경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으면 조기 발견해 90% 이상 완치할 수 있다. 대장암 완치율(5년 내 재발되지 않는 경우)은 1기가 90~100%이며, 2기가 75~90%, 3기가 50~75% 정도다.

윤진아 순천향대 부천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에게 대장암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알아봤다.


◇항암 치료가 필요한 대장암은?

대장암 병기별 진단 분포는 1기(40%), 2기(14%), 3기(13%), 4기(8%)다. 항암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대장암 2기에서 고위험 재발 인자를 가진 경우와 대장암 3기, 그리고 대장암 4기다.

수술 후 항암 치료를 받은 대장암 2기 환자의 완치율은 75~90%, 대장암 3기 환자 완치율은 50~75%다. 암 4기는 통상적으로 완치가 어렵지만, 다른 암과 달리 대장암은 치료 계획을 잘 세워 치료 효과를 높인다면 4기라도 완치할 수 있다.

윤진아 교수는 “대장암 항암 치료는 부작용이 심하다는 오해가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항암제 종류, 용량, 투여 속도 등에 따라 부작용 종류와 강도가 다르며, 환자 기저 질환이나 나이, 체질에 따라서도 다르다”고 했다.

윤 교수는 “항암 치료 전부터 두려움으로 거부감을 갖기 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개별화된 항암 치료 옵션에 대해 종양혈액내과 전문의와 신중하게 논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대장암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영양 섭취와 건강한 식습관 유지가 중요하다. 항암 치료 도중 부작용으로 당뇨병ㆍ고혈압 등 기저 질환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항암 치료 후 충분한 휴식과 꾸준한 운동으로 근력을 유지해야 한다. 금연·금주는 강력한 항암 효과를 가지므로 필수적이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하므로 적극적인 예방접종과 손 위생 등 감염 관리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족과 지인의 심리적 지원이 환자 항암치료 효과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추적 관찰로 재발 조기 발견 중요

대장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컴퓨터단층촬영(CT)과 대장 내시경검사를 이용한 추적 관찰로 재발을 조기 발견해 대처하는 것이다.

수술 후 보조 항암 치료를 받은 대장암 3기 환자의 경우 재발률이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지 않을 때보다 20~30% 감소한다. 대장암 재발은 수술 후 18~24개월 사이에 발생하고 5년 동안 재발 소견이 없어야 완치로 판정되므로, 항암 치료가 끝나도 정기적 추적 관찰은 대장암 치료에 중요하다.

대장암 4기 또는 재발돼 전이성 대장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세포 치료제ㆍ표적 치료제, 면역 치료제를 적절히 조합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전이성 대장암 표적 치료제로는 세툭시맙ㆍ베바시주맙ㆍ잘트렙ㆍ레고라페닙ㆍ론서프 등이 널리 쓰이고 있다.

먼저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 등을 통해 암세포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하고 환자 개개인에게 걸맞은 표적 치료제를 택해 사용할 수 있다.

면역 치료제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 중 현미 부수체 불안전성이 높거나(MSI-H), 유전자 불일치 복구 결함(dMMR)이 확인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은 전체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3.5~5%에 불과하지만, 면역 치료제 중 하나인 펨프로리주맙을 1차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 무진행 생존 기간이 기존 세포 독성 항암제의 두 배 이상 증가하고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검사는 조직 생검이나 수술 조직에서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암 재발 여부를 확인할 때마다 침습적 검사 시행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에는 혈액·체액을 통해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암세포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는 액체 생검이 주목받고 있다. 액체 생검은 조직 생검 보다 재검사·반복 검사를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

또한 수술 후 항암 치료가 필요한 환자 선별, 항암 치료 중 중단 가능 여부 확인, 재발 여부 조기 파악 등 향후 치료 방향을 정밀하게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향후 액체 생검은 암 환자의 개인별 치료 계획을 결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진아 교수는 “대장암 진단을 받았을 때 개인별 맞춤이 가능한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다”며 “대장암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환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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