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에 화나”…가스밸브 잠그고 파손까지
[KBS 대전] [앵커]
최근 서울에서 한 여성이 도시가스 밸브를 잠가 수백 가구가 피해를 보는 소동이 벌어졌는데, 대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밸브를 잠근 것 뿐 아니라 불까지 붙이려던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보도에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7일 새벽, 검은 옷차림의 한 남성이 아파트 상가 주변을 살핍니다.
그런데 이 남성, 도시가스 배관에 다가가 밸브를 잠그는 행동을 합니다.
심지어 라이터에 불을 붙여 배관에 접근시키는 행동까지 한 뒤 유유히 사라집니다.
가스 배관에는 보이는 것처럼 불에 그을린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가스가 누출된 상태였다면 폭발 화재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습니다.
상가에는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됐고, 식당 등이 피해를 봤습니다.
[식당 업주 : "새벽에 문을 열고 일을 시작하려고 가스 밸브를 여니까 가스가 안 나오는 거예요. 내부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한 지역에선 골목 전체가 가스 밸브가 잠기거나 훼손되는 피해가 났습니다.
밸브 손잡이를 떼어내거나 가스 밸브 부속품을 고장 낸 뒤 달아난 겁니다.
일대에 도시가스 중단 신고만 14차례나 접수됐고, 인터넷 선이나 냉방장치 실외기 전선도 끊어지거나 도난됐습니다
[주민 : "이쪽 골목 전체가 다 가스를, 가스가 갑자기 안 나왔거든요. 보니까 옆집에서 가스 밸브를 잠그고 있더라고요. 어떤 분이. 그래서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은 CCTV 분석과 탐문 끝에 60대 A 씨를 검거했습니다.
[배중혁/경사/대전둔산경찰서 지능팀 : "체포영장 발부받아 체포를 했고, 자택 압수 수색을 해서 범행도구까지 발견했고요."]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층간소음에 화가 나고, 다른 사람이 잘사는 것이 보기 싫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도시가스사업법 위반과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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