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털린다”…전화 금융 사기 ‘오픈 뱅킹’으로 진화

장혁진 2023. 4. 20. 19: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하나의 계좌에서 다른 금융사 계좌 조회, 송금이 가능한 '오픈 뱅킹', 많이 이용하시는데요.

편리한 기능이지만, 여러 계좌에 든 돈을 한꺼번에 가로챌 수도 있어 금융 사기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두 달 전 전화 금융 사기를 당한 50대 피해자 휴대전화입니다.

택배사를 가장한 문자가 수십 건 전송됐습니다.

첨부된 링크를 누르자, 악성코드가 깔렸습니다.

[김태영/'전화 금융 사기' 피해자 : "뭔가 이상해서 바로 이제 메인(주거래) 은행 OO은행을 가려고 했는데, 가는 도중에 핸드폰이 정지가 된 거예요."]

주거래 은행 예금 1,500만 원이 빠져나갔는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범인은 피해자 명의로 알뜰폰을 개통, 곧바로 '오픈 뱅킹'을 신청해 다른 금융회사 계좌에 있던 7백만 원을 또 가져갔습니다.

또 다른 금융회사에선 신용대출을 1,000만 원 받아 가로챘습니다.

단 2시간여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김태영/'전화 금융 사기' 피해자 : "어떻게 OTP카드(보안카드) 없이 대출이 일어났는지 자기들(은행)도 모르겠다, 은행원 중의 하나가 '중국이나 그런 애들이 지금 이런 일들이 되게 많습니다.'"]

하나의 계좌에서 다른 금융회사 계좌까지 거래할 수 있는 '오픈 뱅킹'을 사기범이 악용한 탓에 벌어진 일입니다.

보이스피싱 전체 피해 금액은 3년 전보다 80% 가까이 줄었지만, 1인당 피해 규모는 15%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역시, '오픈 뱅킹'이 3년 전 도입된 영향이라고 금감원은 분석했습니다.

비대면 개설 계좌로 오픈뱅킹에 가입하면 사흘간 이체를 막고, 한 은행 창구에 가서 다른 금융기관 계좌도 지급정지할 수 있도록 지난해 대책이 나왔지만, 금융권 논의가 덜 돼 당장 시행은 어렵습니다.

넉달 전부터 휴대전화로는 전 금융권 계좌를 한 번에 지급정지 할 수 있게 됐지만, 휴대전화가 원격 제어를 당하면 소용이 없다는 허점도 있습니다.

한동안 소비자 주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 금감원은 악성앱 차단 방안을 더 찾아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영상편집:최정연/CG:김지훈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