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털린다”…전화 금융 사기 ‘오픈 뱅킹’으로 진화
[앵커]
하나의 계좌에서 다른 금융사 계좌 조회, 송금이 가능한 '오픈 뱅킹', 많이 이용하시는데요.
편리한 기능이지만, 여러 계좌에 든 돈을 한꺼번에 가로챌 수도 있어 금융 사기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두 달 전 전화 금융 사기를 당한 50대 피해자 휴대전화입니다.
택배사를 가장한 문자가 수십 건 전송됐습니다.
첨부된 링크를 누르자, 악성코드가 깔렸습니다.
[김태영/'전화 금융 사기' 피해자 : "뭔가 이상해서 바로 이제 메인(주거래) 은행 OO은행을 가려고 했는데, 가는 도중에 핸드폰이 정지가 된 거예요."]
주거래 은행 예금 1,500만 원이 빠져나갔는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범인은 피해자 명의로 알뜰폰을 개통, 곧바로 '오픈 뱅킹'을 신청해 다른 금융회사 계좌에 있던 7백만 원을 또 가져갔습니다.
또 다른 금융회사에선 신용대출을 1,000만 원 받아 가로챘습니다.
단 2시간여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김태영/'전화 금융 사기' 피해자 : "어떻게 OTP카드(보안카드) 없이 대출이 일어났는지 자기들(은행)도 모르겠다, 은행원 중의 하나가 '중국이나 그런 애들이 지금 이런 일들이 되게 많습니다.'"]
하나의 계좌에서 다른 금융회사 계좌까지 거래할 수 있는 '오픈 뱅킹'을 사기범이 악용한 탓에 벌어진 일입니다.
보이스피싱 전체 피해 금액은 3년 전보다 80% 가까이 줄었지만, 1인당 피해 규모는 15%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역시, '오픈 뱅킹'이 3년 전 도입된 영향이라고 금감원은 분석했습니다.
비대면 개설 계좌로 오픈뱅킹에 가입하면 사흘간 이체를 막고, 한 은행 창구에 가서 다른 금융기관 계좌도 지급정지할 수 있도록 지난해 대책이 나왔지만, 금융권 논의가 덜 돼 당장 시행은 어렵습니다.
넉달 전부터 휴대전화로는 전 금융권 계좌를 한 번에 지급정지 할 수 있게 됐지만, 휴대전화가 원격 제어를 당하면 소용이 없다는 허점도 있습니다.
한동안 소비자 주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 금감원은 악성앱 차단 방안을 더 찾아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영상편집:최정연/CG:김지훈
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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