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제동원 피해자 나화자 할머니 별세…소송 생존자 9명으로 줄어

45년 日 후지코시 도야마 공장 강제 동원, 대법 계류중…향년 91세
시민단체들, 끝까지 소송 "정의로운 해결 위해 힘쓸 것"

나화자 할머니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 동원됐던 나화자 할머니가 지난 19일 오후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20일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나 할머니는 1931년 10월1일 전남 나주에서 태어났다. 대정국민학교 6학년 졸업을 앞둔 1945년 2월 일본 군수기업 후지코시 도야마 공장에 강제 동원됐다.

나 할머니는 과거 진술서를 통해 "공장에서 하루 12시간 공작기계 선반으로 철을 깍는 작업을 했다"며 "임금에 대한 설명은 없었고 받지도 못했다"고 증언했다.

나 할머니는 전쟁이 끝나고 해방이 된 후에야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다.

나 할머니를 비롯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은 지난 2003년 일본 도야마 지방재판소에 후지코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한일 청구권 협정을 이유로 패소했다. 일본 최고재판소도 2011년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2013년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2019년 1월 후지코시가 원고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으로 나 할머니는 끝내 대법원의 최종 결론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나 할머니의 별세로 후지코시 상대 손해배상 소송 원고 23명 중 생존자는 9명으로 줄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호쿠리쿠 연락회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소송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힘쓸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205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2일 오전 9시, 장지는 경기도 시안가족추모공원이다.

일본 군수기업 후지코시에 사죄 요구하는 나화자 할머니(오른쪽 네 번째)와 강제동원 피해자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