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尹 정부 외교 위험...한국의 지정학적 숙명 몰라”...로이터 인터뷰 비판

분단국가, 미국의 동맹국, 반도국가, 통상국가 숙명
‘우크라 군사지원 가능성 시사’ 비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앞서 지지자를 안아 주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놓고 "큰 불안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정부 외교가 위험하다. 한국의 지정학적 숙명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 네 가지 숙명을 안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그것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가 제시한 네 가지 숙명은 분단국가, 미국의 동맹국, 반도국가, 통상국가다. 그는 "한국은 분단국가여서 평화가 절대로 필요하다"며 "평화가 깨지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동맹으로서 신뢰를 유지하고 공유가치를 추구해야 한다"며 "동맹은 상호인정과 존중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한국은 대륙과 해양을 잇는 반도 국가여서 인접한 대륙 국가 중국, 러시아와도 건설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적대적으로 가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통상 국가여서 어느 나라와도 잘 지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한국은 네 가지 숙명적 요구를 모두 이행해야 한다"며 "윤 정부는 동맹국 숙명을 중시하지만, 다른 요구도 수용하면서 동맹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 회견(인터뷰)이 큰 불안을 야기했다"며 "국정은 정교해야 하고 외교는 더 정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구나 지금의 국제정세는 한국의 생존을 위협한다. 그것을 책임지는 것이 정부"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대량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과 같이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우리가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주장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최근 장인상을 치르기 위해 일시 귀국했다가 지난 18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