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와인잔 분량이 수억 원…MLCC 공정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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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부산 강서구 녹산산업단지에 자리한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특화 공간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삼성전기는 국내 최초로 MLCC 공정을 언론에 공개했다.
삼성전기 박선철(컴포넌트제조팀장) 상무는 "삼성전기는 부산사업장을 개발·생산 거점으로 해 MLCC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100여 곳에 달하는 협력업체와 힘을 모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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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보다 가는 반도체 부품
로봇이 전 제작 과정 주도
26만 ㎡ 20여 개 동에서 생산
1000도 가마·절단 등 자동화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 나서 삼성전기>
삼성이 부산 강서구 녹산산업단지에 자리한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특화 공간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가 300조 원을 들여 수도권에 시스템반도체 중심의 메가 산단을 조성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응하는 성격이다.
삼성은 비수도권에 60조1000억 원을 투자해 주요 사업장을 국내 첨단 부품소재 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60조1000억 원 중 삼성전기 부산공장에 투입되는 금액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이 MLCC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삼성전기는 국내 최초로 MLCC 공정을 언론에 공개했다. 다만 극비 사항이 많아 촬영 등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19일 오후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사업장에 들어서니 현대식 건물에 20대 젊은 생산직 직원들이 자유롭게 활보해 마치 대학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부산사업장은 26만3352㎡(약 8만 평) 공간에 마련된 20여 개 동에서 MLCC(9개 동)와 기판(PCB)을 생산한다. MLCC동에서는 로봇이 전 공정을 주도하며 성형 인쇄 적층 압착 소성 연마 도금 등을 진행했다. 직원은 일부만 눈에 띄었다.
간단하게 공정을 살펴보면 세라믹 파우더, 바인더, 솔벤트를 혼합해 슬러리를 만들고 이를 필름 위에 균일하고 얇게 코팅한 뒤 성형된 세라믹 시트에 금속(니켈)을 번갈아 인쇄 시트를 만든다. 이 인쇄 시트를 원하는 용량만큼 쌓는 적층 공정을 거친 뒤 압착·절단, 1000도 이상 가마에서 굽는 소성 과정을 거친다. 이어 MLCC 간 충돌로 인한 파손을 막기 위해 귀퉁이를 깎고(연마) 전극을 만든 뒤 도금한다. 이후에는 엄격한 선별 과정이 수반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런 공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MLCC를 위한 4개 동을 일렬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MLCC에 주력하는 이유는 현재 일본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60%를 장악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전장용 MLCC 시장 점유율을 올해는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그동안 반도체와 자동차 전장용 MLCC 비중은 7대 3이었지만, 앞으로는 그 비율이 역전될 정도로 전장용 수요가 확연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 능동 부품이 필요로 하는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부품이다. 전자제품 안에서 신호 간섭(노이즈)을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제품의 크기는 머리카락보다 가늘어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는데 0.2㎜(머리카락 두께 약 0.3㎜)부터 5.0㎜까지 다양하다. 최신 스마트폰에는 1000여 개, 전기차에는 1만8000~2만 개가 들어간다. MLCC를 300㎖짜리 와인잔을 채우면 수억 원에 달할 정도로 고부가 부품이다.
삼성전기 박선철(컴포넌트제조팀장) 상무는 “삼성전기는 부산사업장을 개발·생산 거점으로 해 MLCC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100여 곳에 달하는 협력업체와 힘을 모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삼성전기의 지난해 매출은 9조42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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