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국인들로 북적… 명동, 다시 ‘봄’

이규희 2023. 4. 2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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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할 때와는 비교가 안 되게 붐벼요. 상황은 앞으로 더 좋아지겠죠."

서울 중구 명동 유네스코회관 인근에서 분식 노점상을 하는 박모씨는 지난 19일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박씨의 말처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3년 동안 침체했던 명동 거리에 다시 '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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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 규제 완화로 관광객 증가
구매력 큰 中 관광객 회복은 더뎌
노점 난립에 보행사고 우려 높아

“코로나19 유행할 때와는 비교가 안 되게 붐벼요. 상황은 앞으로 더 좋아지겠죠.”

서울 중구 명동 유네스코회관 인근에서 분식 노점상을 하는 박모씨는 지난 19일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박씨의 말처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3년 동안 침체했던 명동 거리에 다시 ‘봄’이 찾아왔다. 이날 명동은 여러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20일 서울 중구 명동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로 침체됐던 명동 거리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오후 5시쯤 거리를 뒤덮었던 인파는 더 불어나더니 해거름 무렵에는 보행로 곳곳에서 통행이 힘들 만큼 유동인구가 크게 늘었다. 면세점이나 패션 브랜드 쇼핑백을 든 수십명 규모의 단체 여행객은 흔하게 마주칠 수 있었다. 패키지 여행에 포함된 자유 일정을 즐기고 있다는 말레이시아인 말릭(58)씨는 “랍스터구이, 군밤, 수제 어묵, 닭강정 같은 여러 먹거리를 구경하는 게 큰 재미”라고 말했다.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국면에 이뤄진 출입국 규제 완화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었고, 명동을 비롯한 대표적 관광 명소들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은 47만9248명으로 지난해 2월(9만9999명)보다 379.3% 늘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2월(120만1802명)과 비교할 땐 40%가 안 된다. 중국인 관광객 수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2월 국내 입국 중국인 관광객은 4만5884명으로 2019년 2월(45만3379명)의 10% 수준에 불과했다.

상인들은 구매력이 큰 유커(游客: 중국인 관광객)가 늘어야 명동 상권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명동상인복지회 총무를 맡고 있는 22년 경력의 노점상 이강수(50)씨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없으니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의 50∼60% 수준”이라며 “다행히 지난주부터 개인 단위 중국 관광객 유입이 재개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중국 노동절 연휴와 일본 골든위크가 이어져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이날 명동 거리에선 밀집한 노점과 북적이는 인파 탓에 아찔한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서서 음식을 먹거나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걸어나가던 외국인이 뒤엉키거나, 카메라·스마트폰 등으로 거리를 촬영하며 길을 걷던 이들이 서로 부딪히는 일도 있었다. 직장인 김수현(29)씨는 “먹다 버린 음식 쓰레기나 포장이 길바닥에 나뒹굴어서 보기 안 좋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구가 2016년 도입한 노점실명제도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기준 명동 노점상은 359곳으로 제도 도입 당시(364곳)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중구 관계자는 “현장 단속반이 미허가 영업 여부를 매일 점검하고, 노점이 보행에 차질을 빚게 한다는 민원이 접수될 경우 자리를 조정하는 등 보행권과 안전 관리에도 유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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