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발굴한 토크쇼 MC서 가정폭력까지 … 故서세원, 굴곡진 삶
개그맨 서세원(67)이 20일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인병원에서 별세했다.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서세원은 이날 프놈펜의 한 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사망했다. 가족들은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 장례를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서세원은 1979년 TBC 라디오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했다. 슬랩스틱 코미디가 대세였던 당시 그는 특유의 입담으로 승부했다. 이후 MBC ‘청춘행진곡’,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에서 진행을 맡으며 토크쇼 MC로서 입지를 다졌다. 1982년에는 광고 모델로 절정을 누리던 서정희와 결혼했다.
대표작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진행한 KBS2 ‘서세원 쇼’다. 이 프로그램은 출연진이 정해진 주제로 이야기 경쟁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세원 쇼에 나온 이야기는 이튿날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개인기’라는 표현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행이 됐다. 연예인들은 자신이 꺼낸 이야기가 재미없으면 “개인기를 보여주겠다”며 성대모사 등의 장기를 선보였다. 무명 개그맨 유재석을 발굴해낸 것도 서세원 쇼였다.
이외에도 ‘코미디 세상만사’, ‘공포체험 돌아보지마’ 등의 코미디 프로그램과 라디오 ‘가요산책’,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 등에서 활약했다. 그는 1988년 제24회 백상예술대상 남자TV예능상, 1995년 KBS 코미디 대상, 1997년 제24회 한국방송대상 개인부문 남자코미디언상 등을 수상했다.
영화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1986년 영화 ‘납자루떼’의 감독을 맡았고, 2001년에는 영화 ‘조폭마누라’를 제작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부터 각종 사건 사고에 휘말리게 된다. 영화 제작비 횡령, ‘서세원 쇼’ 표절 의혹, 국외도피 및 해외도박 의혹 등이 잇따라 터진 것이다. 그는 방송사 PD 등에게 홍보비 명목의 뒷돈을 건네고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2006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자숙 기간을 거친 뒤 2011년 목사 안수를 받고 교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방송 출연이 뜸했던 서세원은 2014년 배우자 서정희 폭행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의 폭행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방송을 통해 보도된 것이었다. 두 사람은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알려져 있어 파문이 일었다.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세원은 이듬해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해 8월에는 서정희와 협의 이혼했다.
서세원은 2016년에는 23세 연하의 해금 연주자와 재혼했다. 이후 캄보디아로 이주해 미디어 및 대규모 부동산 건설, 호텔, 카지노 사업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목회 활동을 해오며 신도들에게 안수기도를 해주는 모습 등이 포착되기도 했다.
서세원은 전처 서정희와의 사이에 딸 서동주 및 아들 서동천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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